"건강상의 이유로 결심"…직원 내부통신망 통해 밝혀
도지사와의 갈등설 · 외부 정치권 압력설 등 억측 무성
이근경 전남도 정무부지사가 15일 예고도 없이 전격 사퇴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부지사는 이 날 전남도청 직원 내부통신망을 통해 사퇴의 변을 밝혔다.
이 부지사는 이 글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2년여에 걸친 정무부지사직을 사퇴키로 결심했다"며 "SPC설립이나 F1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이제 가시화되고 있는 F1(포뮬러 원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유치나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이 반드시 성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지사는 그러나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힌뒤 연락이 두절돼 사퇴배경을 둘러싼 갖가지 억측이 일고 있다.
특히 J프로젝트 SPC 설립과 F1특별법 제정 등 이 부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각종 의혹을 낳고 있다.
또 이 날 전남도지사는 2012 세계박람회 유치현황 보고를 위해 청와대에 머물고 있어 사전조율이 불가능한 시점이었다는 점도 또하나의 파격이다.
이에 대해 전남도측은 다른 배경없이 건강상의 이유만을 제시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J프로젝트나 F1 등 전략산업을 총괄하면서 이 부지사께서 격무에 시달려 왔다"며 "건강상의 이유로 여러차례 직간접적인 사의표명을 해 왔지만 이를 전남도지사가 만류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부지사가 역점을 둬왔던 사업들이 최근 탄력을 받은데다 정상적인 사퇴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남도청 주변에서는 도지사와의 갈등성, 외부 정치권 압력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부지사가 검찰 수사를 받아 왔던 기술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재직시절 비리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미 지난 10월말 무혐의처분을 내린바 있어 개인비리와는 무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부지사는 이 날 사퇴의 변을 통해 "일이나 사람 간에 신뢰관계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경쟁하면서 협력해야 한다"라고 밝힌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듣기에 따라서는 도지사를 향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지역 정치권에서는 후임 정무부지사 선임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외압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지사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를 둘러싼 이같은 다양한 해석들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이 부지사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유임의 여지는 남아 있다.
박 지사는 이 날 "도정을 위해 이 부지사가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도청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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