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이 김일성 지배시기의 통치이념이라면 선군사상은 김정일 지배시기에 추가된 통치이념으로서 주체사상과 함께 노동당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고 2009년 개정헌법에 명시됨으로서 북한의 지도이념으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어서 2010년에는 개정 노동당 규약에서 선군정치를 사회주의 기본정치 양식으로 규정하였다. 북한의 선군정치는 인민군대 강화에 최대의 힘을 넣고 인민군대의 위력에 의지하여 혁명과 건설의 전반 사업을 힘 있게 밀고 나가는 특유의 정치 노동신문은 1998년 10.9라고 언급되었듯이 군사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군이 국가 제반부문의 중심이 되는 정치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선군정치는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 체제의 본격적인 가동이 준비되던 1995년 초에 내부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으며 1998년에 북한의 핵심적 통치이념으로 정착하였다.
사회주의 혁명을 주도하며 북한 사회의 발전적 추동력을 제공하는 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선군정치는 군의 영향력을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예술 등 전 영역에 투명시키고 있다.
선군정치 하에서 군은 지도자와 사회주의 체제의 옹호를 위한 중심기구로의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선군정치가 시작된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김일성 사망 후 지속되는 경제난 속에서 김정일 정권이 생존을 위해 권력의 근간을 당보다는 군에 의존하게 된 대내적 환경이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은 당이 수면에게 기본적 삶의 조건을 제공하고 주민은 정권에 대한 지지 및 정통성을 부여해 왔던 사회주의적 후원주의 체제를 와해시켰다. 군이 가진 자원과 역량을 활용함으로서 인민경제 회복을 꾀하는 한편 당의 저하된 사회 통제기능을 군 조직을 통해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사회주의 내적 정통성을 제공하는 당의 기능 약화에 직면하여 군의 위상과 역할의 재정립을 통해 체제적 위기를 극복하고 정권의 정통성을 만회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선군정치는 군의 확대된 역할을 통해 군을 주민의 삶 속에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면서 군에 대한 주민의 의존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기구가 아닌 군이 사회내의 방대한 연결고리를 토대로 다각적 사회통제를 시도하는 당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군과 주민의 일원화를 추구한다는 기치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는 지도자와 주민사이에 사회 외부적 조직인 거대한 군이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선군정치의 또 다른 배경은 외교적 고립으로부터 초래되는 북한의 불안이다. 동구사회주의권과 소련의 붕괴 이후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가속화 되어왔고 부시 행정부 이래 첨예화된 미국과 북한 간의 대결적 구도 속에서 북한은 자위적 군사력을 강화하여 왔다. 거대한 군 조직의 존재는 선군정치의 발현을 후원하는 내적 요인들이다.
이미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는 우리와의 체제경쟁에서 그나마 경쟁력을 보존하는 군사부문에 대한 자부심과 집착 또한 북한이 선군정치를 지향하게 된 배경 요인이다. 경제적 위기 상황 속에서 정권의 정통성 결여에 직면하고 외교적 고립 속에서 자기 존립에 대한 위협을 경험한 김정일 정권에게 선군정치는 정권유지를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선군정치는 산적한 대내외적 문제들 속에서 정권유지의 불안감을 지닌 김정일 정권이 체제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인식 될 수 있다. 따라서 권력을 세습한 김정은 정권도 경제 난국과 국제적 고립의 두 가지 핵심적 난제로 인해 체제 안정화가 이루지지 않는다면 선군정치는 지속적으로 밀고 나갈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09년 헌법 개정 및 2010년 당 규약 개정 시 공산주의에 관한 언급을 삭제한 바 있다.
반면 주체사상이 유일한 지도사상임을 명문화하고 김정일 시대의 지배 이념으로 선군사상을 공식 하였다. 북한은 주체사상 대신 김일성 김정일 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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