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는 다사다난 했던 지난해를 보낸다는 뜻이며 이에 반해 망년회는 지난해의 온갖 수고로웠던 일들을 잊어버리자는 뜻이다.
‘12월이 되면 상점들과 가로수에는 오색 빛깔의 트리가 걸리고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노래에 들뜬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밤이 되면 일상에 찌든 이들이 한바탕 축제라도 벌이려는 듯 시내 중심가로 쏟아져 나온다. 흥청망청 분위기에 취해 밤새도록 술을 마셔대는 사람들, 빈번한 송년회로 유흥업계는 신바람이 나고 각종 호객행위로 취객들의 주머니 돈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성인 남녀가 보내는 천편일률적인 송년회의 일상이다. 일부에서 과소비와 향락으로 취해 있을 때, 그 이면에는 추운 겨울 연탄 한 장이 없어 추위와 굶주림 속에 고통 받는 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뜻 깊은 연말연시를 맞아 잘못된 송년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소외받고 있는 이웃을 돌아보는 미덕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더불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을 쌓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새해에 대한 새로운 목표와 포부를 세워보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유흥을 목적으로 흘려보내 버리는 무분별한 송년회에서 벗어나 좀 더 발전적이고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하는 건전한 송년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단순한 식사나 술자리 회식보다는 문화가 함께 하는 송년회 분위기도 새 트랜드로 무르익고 있으며, 기업들이 회식·음주·가무 등을 즐기면서 한 해를 마감하던 비생산적 연말 행사를 지양하고 이웃사랑 실천운동(봉사활동)과 부부동반 음악회 관람, 사원 단합 체육·등산행사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기업이나 각종 동호인 단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연말 송년문화의 변화는 연말이면 당연하다는 듯이 회사단위로 ‘먹자 놀자 판’을 벌이며 흥청거리던 향락적 구태를 벗고 생산적인 모습으로 약진하고 있다. 아직까지 완전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송년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차원에서 볼 때 그 의미가 크다.
사실 이제껏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비·향락문화에 깊이 젖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회식과 음주·가무를 통한 여흥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이것으로 인한 폐해가 더 크지 않겠는가. 따라서 모든 일에는 분수와 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절제가 필요한 것이다.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이들을 돕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기업체 사원들 사이에 일고 있는 이웃사랑 봉사활동과 연말을 의미 있게 보내려는 움직임들은 우리의 기업문화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리는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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