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를 막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고 한다. 환영한다. 그것은 지방의원과 국회의원 등 현직 정치인들이 초중고 학교운영위원으로 들어가 교육의 중립성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제점이 거듭 지적된 데 비해 국회 차원 금지 입법은 만시지탄이 없지 않다. 참 잘한 것이다.
학교운영위가 ‘정치 마당’으로 악용된다는 우려는 학교운영위 제도가 1996년 도입되고 나서 줄곧 제기됐다.
학교운영위원을 맡은 정치인들이 학부모들을 만나기 쉬운 점을 이용해 개인의 표밭갈이와 정치 선전 장소로 이용하는 사례가 흔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고 정치적·파당적 이용을 금지한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명백히 어긋나는 일이다.
현재 전국의 학교운영위에는 기초·광역을 합쳐 지방의원 1천118명과 국회의원 2명이 들어있다. 정당인의 학교운영위 참여를 처음부터 조례로 금지한 서울을 제외하면 전체 지방의원의 3분의 1이 넘는다.
학교운영위는 학교예산을 심의하고 교과서를 선정하는 등 말 그대로 학교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하지만 정치인과 정치 지망생들이 하나 둘 뛰어들면서 폐해가 쌓였다. 운영위원을 자리를 사업적 이득을 챙기는 데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교 측도 교육청 예산을 따내거나 민원 해결을 위해 지방의원들이 운영위원을 맡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하는 모양이다. 물론 교육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순수한 뜻으로 운영위원을 맡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악용으로 교육의 중립성과 순수성을 해칠 소지를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다. 교육의 자주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도 정치인 참여는 금지해야 한다. 당국은 국회의 이 법안 처리를 꼭 지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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