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옛사람이 한말이다. “신의 벌보다도 주군의 벌이 더 무섭고, 주군의 벌보다도 신하 백성의 벌이 더 무섭다. 왜냐하면 신의 벌은 기도에 의해서 모면할 수 있다. 주군의 벌은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신하나 백성에게 미움을 받게 되면 기도해도 빌어도 소용이 없고 반드시 나라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백성이 제일 무섭다.”
얼핏 보면 종교인들에게는 절대적인 신 보다 사람이 무섭다 하니 이해 못할 말로 보일지 모르나 그만큼 민심이 무섭다는 소리이다.
이것이 한사람인 노여움에 국한된 것이라면 그 노여움이 매우 크더라도 잘못을 빌든가 하면 전혀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상대가 다수인 세상의 대중이라면 빌 도리도 없다. 그러니까 가장 겁나리라 했을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것은 세상의 소리를 듣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따라가라는 뜻일 것이다. 그렇게 하는 이상 세상은 따뜻하게 받아들여주는 법이며 결코 겁낼 필요가 없다. 겁내야 할 것은 그 길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또 미국의 정치가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일부의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전부의 사람을 일시적으로 속일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언제까지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그 생각도 가지각색이고 판단 또한 마찬가지로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개개의 사람으로 볼 때 그러하더라도 전체로서 이것을 본다면 세상이라고 할까 대중은 올바른 것을 받아들여 주지만 거기에 잘못이 있다면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그리하여 매우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세상이니만큼 일단 신용을 잃고 등을 돌리게 되면 그것을 회복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지도자는 세론이라고 할까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세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혼자의 판단으로 무슨 일이든 추진시켜 나가면 왕왕 독단에 빠지고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세론을 듣고 세론을 쫓는다는 것이 지도자로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진로이기도 하리라.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시기의 경우에는 그것만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일면도 있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세론이란 대개 과거의 상식이나 통념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 같은 상식이나 통념은 귀중한 것이긴 하지만 비상시인 경우에는 그러한 것을 초월한 새로운 발상 또는 생각이 강력히 요구된다. 그러므로 그런 때에는 지도자가 세론을 초월하고 보다 높은 지혜를 낳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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