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세계 원자력 건설시장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변화는 미국과 서유럽에서 21의 동시에 일어났다. 먼저 미국의 시장부터 살펴보자.
원전은 화전이나 수전보다 발전용량이 크다. 미국 TMI 원전사고의 계기로 원전을 건설하지 않은 미국은 해가 갈수록 전력사정이 어려워 인접국가 캐나다에서 전기를 수입하게 되었다. 심지어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가장 경제력이 큰 캘리포니아 주는 2000년대 전기부족으로 제한송전을 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려했던 미국의 전기부족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일 전기회사 한국전력에 의해 전기 망을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생산하는 전기가 전부 소비되는 상태에 도달하면 전국의 전기가 일시에 나가버린다. 이 나라 전체가 암흑을 맞는 것인데 이것을 전문용어로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블랙아웃은 컴퓨터 망의 단절, 통신망의 스톱 등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발생시키므로 첨단문화를 누리는 현대 국가에서는 반드시 이를 피해가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는 블랙아웃까지는 겪지 않았지만 그와 다를 바 없는 제한송전사태까지 겪었다.
미국에는 여러 개의 전기회사가 있다. 그런데 미국의 심장부이자 세계의 중심인 동부지역에서 2003년 8월 일시에 전기가 나가는 블랙아웃현상이 일어났다. 3년의 시차를 두고 서부와 동부에서 일어난 전기부족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에서는 원전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때 1960년대 건설한 미국원전들이 속속 40년으로 한정된 인허가 만료기한을 맞았다. 발전용량이 큰 원전이 인허가 기간만료를 이유로 가동 정지에 들어가면 미국의 전력난은 더욱 심각해진다. 때문에 미국은 이러한 원전에 대해 정밀한 안전검사를 실시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20년을 더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었다.
TMI 원전사고를 계기로 이루어진 카터행정부의 원전건설 중단결정은 쉽게 뒤집을 수 없기에 40년으로 한정한 인허가 기간을 60년으로 연장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2008년 7월 미국은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 원전 48기에 대해서는 20년을 더 연장해 주는 계속 운영 조치를 취함으로서 전력부족 사태를 간신히 피해나가고 있다.
이렇게 미국이 버벅거리는 사이에 돈으로 원전기술 사용권을 샀던 프랑스는 원전거설에 매진해 국내 소비전력의 80%정도를 원전으로 생산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원전은 다른 발전소에 비해 발전단가가 매우 저렴하다. 덕분에 프랑스는 원전건설 중단을 선언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스페인, 독일 등에도 전기를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성공한 프랑스의 원전건설정책을 지켜본 서유럽국가에서도 서서히 원전기술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과 서유럽에서 원전시대가 다시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르네상스를 선점한 것은 뜻밖에도 한국이었다. 지난 2009년 12월 27일 중동지방 석유생산국 아랍에미리트에 건국 이래 단일품종으로 최대 규모 400억 달러 한국형 개발품 APR 1400급 4기를 프랑스와 일본, 미국을 제치고 수출 고지를 점령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전기는 경제발전을 유도하는 제1의 사회간접자본이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국가 목표로 삼은 중국과 동남아국가들도 원전건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자력이 르네상스시대가 열릴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이 시기에 한국전력에서 독립한 한수원도 원전수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원전기술 보유자가 아닌 한수원이 원전수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은 나름의 근거가 있다.
한수원에 큰 자극을 준 것이 프랑스의 아라바였다. 2005년 프라마톰은 핵연료를 제조하는 프랑스의 코제마, 독일의 원전건설사인 지맨스 등과 합병해 아래바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런 것 등이 계기가 되어 한수원이 원전수출에 적극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원전산업은 인류의 미래 희망찬 도약을 위해 세계가 다시 원전건설에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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