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집단생활이나 가정등에 혼자 있으면 왠지 허전하고 불안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부모님이 집에 계시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지만 안 계시면 그 쓸쓸함이란 가슴 한구석을 슬프게 만들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직장에서 혼자 몇 시간을 보내면 왠지 불안하여 다들 무엇을 하는지 궁금할 뿐 아니라 자기만 남겨둔 체 어디로 가지 않았나 하는 불안감속에 가까운 지인들과 몇 마디를 나눠야 안정감이 생기기도 한다.
가정에서나 직장 혹은 사회생활에서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은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고 구성원의 일원임을 자각케 한다. 이런 면에서 생각할 때 이웃 동료와 사람은 더 없이 귀중한 존재로 더불어 살아야 될 당위성을 말하지 않아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런 인간관계는 문명이 발달되면서 더욱 소원하게 되었다. 옛말에도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든지 “밤길에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는 말이 있기는 하였지만 그 의미가 실감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람이 사람을 아무런 이유없이 해치는 일이 너무나 많으니 안타깝다. 참을성이 결여된 현대인들에 그 원인이 여러곳에서 기인하겠지만 폭력이나 폭행이 난무하여 사소한 일에도 사상자를 내는 일이 허다하다. 구체적인 원한도 없이 사회적인 불만이 불특정다수의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신병을 비관한 사람의 방화사건이며,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의 등을 미는 행위, 남의 차를 빼앗아 광장을 질주하는 행위,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납치하는 행위 등은 사람이기를 포기한 행위에 틀림이 없다. 짐승은 무기나 불로 퇴치할 수도 있지만 지능적인 인간의 나쁜 행위는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라 제어할 수 없으니 더욱 안타깝고 두려움 뿐이다.
참으로 기이한 것은 살아있는 호랑이를 보면 겁이 나지만 죽은 호랑이를 겁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와 반대로 산사람을 보면 겁이 나지 않지만 죽은 사람을 보면 누구나 두려워하고 겁을 낸다.
이것은 아마도 산 자 보다 사자(死者)를 더욱 엄숙하고 경건히 모시라는 교훈과 경각심을 주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무한한 시간과 한없이 넓은 우주 공간에서 동시대에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서 생활을 한다는 것은 확률로 볼 때도 계산이 될 수 없을 만큼의 희귀한 일치이다. 영원한 시간의 영겁에 비하면 인간이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기간은 바늘점으로도 표시될 수 없을 만큼 짧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생각하노라면 왜 인간이 인간을 가장 무서워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되고 불신하는 대상이 되었는지 반성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애완동물에 더욱 애착을 갖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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