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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된 사람들의 삶의 흔적 ‘화폭에’ |
2007년04월10일(Tue) |
| 서양화가 마문호 개인전, 오는 12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 |
서양화가 마문호씨가 오는 12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제7회 광주신세계갤러리 미술전 장려상 초대전 형식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고독한 미적 탐구과정을 엿볼 수 있는 미발표 근작들을 선보인다.
‘그늘’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비닐포장지를 이용한 독특한 평면작품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재도구를 이용한 설치작품 등 20여 점이 전시된다.
마문호씨는 창작의 현장이자 삶의 터전이기도 한 나주 노안의 시골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폐비닐과 가재도구들을 이용하여 자유로운 화면을 연출해내고 있다. 작가의 삶의 흔적들은 색색의 비료 비닐포장지를 조각보처럼 이어 만든 화면에서 그리고 폐비닐 위에 한땀 한땀 남긴 바느질 형상에서, 또 그 위에 거칠게 표현한 붓질에 배어 있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은 8m가 넘는 대작을 비롯하여 2~3m가 넘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폐비닐 위에 그려지고 바느질되는 형상들의 소재는 작가가 손수 기르는 송아지, 돼지, 그리고 논과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성귀들이다. 이렇게 마문호씨가 만들어낸 화면에는 고단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마문호씨는 작품을 임하는데 가슴에 안고 있는 생각을 “세계에 대한 나와 내 그림을 둘러싼 여러 제도들에 대한 탐구”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생각들이 잘 드러난 대표적인 작으로 예술의 위압감을 역설적으로 풍자하는 설치작품 <가난한, 가난한>을 언급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삶의 현실과 미술을 바라보는 현실의 괴리, 과대 포장된 예술과, 예술을 지탱하는 지나치게 길고 높은 다리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마문호씨는 기존 시리즈 ‘바람은 깃발로 만들고’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추구해 온 형상과 배경의 문제를 통해 예술의 사회성을 부각시키는 시각을 이번 개인전 ‘그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마문호 씨의 작품에 대해 오남석(미술비평)씨는 “소외된, 그리고 주목 받지 못한 자들의 무대를 묘사한 ‘그늘’ 시리즈에서는 ‘진창’, ‘하류’의 경우와는 다른 차원의 다양한 표현매체들을 도입하고 있다”며, 이것은 “자신의 물음에 부응하는 표현 매체라면 주저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를 엿보게 하며, 또 다른 마문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고무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문호씨는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10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나주 노안에서 전업작가로 활동중이다.[고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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