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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칼럼>역의 세계 |
2013년01월27일(Sun) |
| 안용호 논설위원(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선생님께서 논어를 가르치시다가 주역을 설명해 주신다고 하셨다. 평소 주역에 대하여 궁금증이 아주 많았던 터라 설명을 해 주신다니 귀에 쏙 들어왔다.
주역은 복희씨가 괘를 짓고, 문왕이 괘사를 지었다고 한다. 효사는 본받으라는 의미로 주공이 지었다고 한다. 이 후 공자가 10익을 지어 해설하였으니 이해가 더 쉬어졌다. 공자는 위편삼절이라고, 주역 책을 멘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주역에 심취했던 것 같다.
그동안 한무제 때 동중서가 ‘춘추번로’를 지어 공자를 들먹이면서 진나라가 망하고 한나라로 온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는 문왕이 은나라 주임금에 의해 수리라는 지방에 있는 감옥에 갇혔을 때 주역을 지어 주나라를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혁명 사상서로 자리 매김한 의미와 통한다고 하겠다. 세월이 흐르다 송나라 때는 도교와 불교가 지나치게 판을 치게 된다. 유학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이에 주돈이의 제자 정자가 유학의 경전에 손대면서 주역을 제대로 전달하고자 ‘역전’을 쓰게 된다. 정자는 공자의 생각을 받아들여 주역에 담겨있는 이치를 탐구한 의리 역으로 주역을 보았다. 선생님은 주역이 철학으로 한 걸음 다가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후 100년이 지난 후 남송의 주자는 유학을 이와 기로 해석하면서 성리학을 창시한다. 유학이 한 차원 높은 철학을 얻어서 불교와 도교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주자는 정자의 주역 해석이 옳다고 여기면서 ‘주역본의’를 짓는다. 주역본의는 주희가 본 주역이다.
그런데 소강절 선생은 주역을 완전한 점서로 보았다. ‘점치는 책이다.’고 주장하는 상수역파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면서 정자의 의리 역을 중심으로 주자는 새로운 주역 책을 지은 것이다. 진시황 때 점서로 분류되어 분서되지 않고 살아남은 주역은 명나라 때 다시 정리하는 기회를 맞는다. 성조 영락제는 주원장의 아들로 우리나라 수양대군에 해당한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론을 무마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대대적인 문화 사업을 벌인다. 소위 영락대전이라는 것인데 여기서 ‘주역대전’이 탄생한다.
주역대전은 복희, 문왕, 주공, 공자의 경에 정자와 주희 그리고 수많은 은 학자들의 의견이 집대성된 책이다. 그러니까 정자가 쓴 부분을 읽으면 의리 역으로 읽히고, 보는 쪽에 따라 다르게 읽힐 가능성이 있는 책이 된다. 오히려 그 의미가 심오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때 세종대왕은 이 ‘주역대전’을 중국에 퍼지기도 전에 바로 수입하여불과 1년 4개월 만에 전국적으로 일을 분담시켜 금속활자로 찍어 전국에 배포하고 과거시험 과목으로 채택한다. 선생님의 설명은 이어진다.
역은 파자를 하면 일과 월로 된다. 일은 해로 양이며, 월은 달로 음이다. ‘해가 지면 달이 뜨듯이 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상형문자로 보면 모양이 카멜레온처럼 되어 있다. 역시 변한다는 뜻이다.
음과 양을 기호로 나타내어 사물의 모든 것을 표시하였으니 그 의미가 아주 심대하다. 태극에서 음양이 발생하고 음양의 두 괘는 다시 음양을 얻어서 사상이 되고, 이 사상은 음 효와 양 효를 각각 얻어서 팔괘가 되니, 건은 하늘이요, 태는 연못, 이는 불, 진은 우레, 손은 바람, 감은 물, 간은 산, 곤은 땅이 된다.
그러나 팔괘는 이 세상 사물을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리하여 팔괘를 겹치니 육십사괘가 된다. 육십사괘를 또 겹치니 사천 구십육 괘가 된다. 이렇게 괘를 확장하여 가면 끝이 없는 괘가 나오고 여기에 상징의미는 다 수렴되게 된다. 만물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음영 오행에 의한 우주 만물의 생성원리이다.
선생님은 시간 관계상 주역의 오묘함을 다 설명할 수는 없고 정자의 입장에서 첫번째 괘인 건괘의 원·형·리·정을 설명하신다. 원·형·리·정은 4덕인데 원은 만물의 시초이고, 형은 만물의 성장이고, 리는 만물의 이룸이고, 정은 만물의 완성이라는 것이다.
이 원형리정에 4계절을 대입시킴으로서 사덕의 뜻이 크고 넓다고 하신다. 주역의 변화, 그것은 일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는 것이다.
주역에서 만물은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기다림을 배워야 한다. 또 ‘천류무식’이라고 했는데 ‘‘지성무식’이라는 의미를 알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에는 하늘도 감동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므로 부모에 효도하고 가족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온갖 것이 다 들어 있어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주역. 좋은 책이다. 더 듣고 싶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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