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참회의 삼배…민심간담회 가져
“공천혁신”·“서민위한 정책 힘써라” 등 비판 목소리
15일 오전 민주통합당 비대위원들이 대선패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위해 전국을 도는 ‘회초리 민생투어’에 나섰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 후 광주시민들에게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회초리 투어’에 돌입하며 대선 패배에 대한 사과모드로 들어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회는 이날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회의 삼배(三拜)를 마친뒤 광주 YMCA에서 첫 민심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시민사회단체 지도자, 당 원로, 선대위 관계자, 일반 시민 등 50여명이 참여해 민주당에 대해 차가운 민심을 대변하는 듯 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광주전남 도민 한분한분 뜨거운 성원을 받고도 정권교체에 성공하지 못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고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며 “모든 게 부족한 저희 탓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광주정신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오늘 회초리를 맞으러 왔다. 따끔하게 때리고 쓴소리를 해달라”며 “어떤 말도 달게 듣겠다. 여러 원로 지도자 및 시민사회관계자, 당원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한다. 민주당을 지켜달라. 정신차리고 똑바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비대위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박종택 민주당 광주시당 고문은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노력을 안했다는 것이 제일 슬프다”라며 “당에 충성안한 사람들이 공천을 받아 기관장이 돼 이번 선거에서 졌다고 본다. 절대 충성을 안하는 사람은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고문은 “제발 비대위원들은 혁신해서 민주당을 살려야 한다. 계파가 너무 심하다. 이번에 못 살리면 민주당은 끝난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공천을 혁신해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수 상임고문은 “리모델링 아니라 싹 쓸어버리고 재건축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패자는 말이 없다. 과오를 빨리 잊고 내일부터 당장 시작하라”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전국 정당으로 박근혜 정부가 잘못하면 비판하고 원내에서도 선명성있는 정책제안 해주길 바란다”고 축구했다.
김병균 고막원교회 목사는 “이번 대선 패배로 인한 우리의 좌절감 말할 수 없다”며 “그러나 이 패배가 어디서 온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조명없이는 앞으로 또다른 패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수웅 전 광주시의회 부의장은 “이번 대선에서 정치쇄신안을 하나하나 보면서 우리는 비록 졌지만 민주당 재건을 위해서는 정말로 모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국민 앞에 읍소하고 묘지참배가 민주당이 살 길이 아니고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대선때 내세웠던 공약을 꼼꼼히 해나가겠다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계파 정치 청산, 권리당원 존중, 모바일 투표 폐지 등에 대한 조언도 잇따랐다. 일부 시민은 대선 재검표(수검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다시 살아나길 희망하는 절절한 말들이 다 있었다. 그대로 듣고 그대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반드시 환골탈태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대위는 이어 양동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상인들은 민주당의 대선 패배에 대한 아픔과 위로, 질책을 함께 드러냈다. 문 비대위원장은 ‘잘못했다’, ‘살려달라’며 상인들에게 사죄하기 바빴다.
양동시장 회초리 투어를 마친 비대위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함평 해보수산노인정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대선때 농촌공약이 없었다고 혼이 났다.
한 농민은 “농민이기 때문에 농촌공약을 보려고 하는데 안보인다. 대한민국 뿌리는 농촌인데 너무 괄시하지 않냐”며 “야당이 국정파트너로서 박근혜 정부에게 농촌에 힘써달라고 요구해달다”고 말했다.
앞서 비대위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에 실패한 잘못을 빌고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5·18 공원을 찾아 방명록에 전날과 같은 내용인 “死卽生(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참배에 나섰다.
비대위는 16일 경남 창원에서 2차 비대위 회의를 열고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이어 부산 민주공원을 방문한 뒤 부산지역의 민생현장을 찾는다. 부산지역 민생현장 방문 장소는 한진중공업 농성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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