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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사년 새해를 맞으며 |
2013년01월09일(Wed) |
| 나경택 수석논설위원(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천체의 주기적 현상에 따라 시간 단위를 정하는 체계를 역이라 한다. 우리가 쓰는 역에는 세 가지가 있다 양력과 태음태양력(음력), 절기력이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주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태음태양력은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가 기준인 순태음력에 윤달을 넣어 계절의 변화를 맞춘 것이다. 절기력은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한 역으로 양력에 가깝다. 1년을 24절기로 나눈 절기력은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어 농경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도구였다.
동양에서는 시간 단위를 표시하기 위해 10천간과 12지지를 이용해왔다. 하늘의 기운 변화를 나타내는 갑~계 10개의 천간과 땅의 기운 흐름을 문자화한 자~해 12개의 지지를 차례대로 짝지으면 갑자, 을축 … 계해 등 60개가 된다.
이 60개의 간지 결합인 60갑자로 연월일시를 모두 표시할 수 있다. 2013년 계사년도 60갑자의 하나다. 연으로 따지면 간지가 같은 해는 늘 60년 만에 다시 온다. 수년 전부터 연말이면 으레 나오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해’란 말은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는 그럴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사실은 별 의미가 없다.
60갑자에서 천간 10개는 둘씩 목화토금수 오행으로 나뉘고 각각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이 배속된다. 지난해 임진년의 ‘임’과 올해 계사년의 ‘계’는 오행으로 ‘수’이므로 흑색에 해당한다. 물론 12지지는 12가지 동물을 상징한다. 그래서 지난해 임진년을 ‘흑룡의 해’, 올해 계사년을 ‘흑사의 해’로 부른다. 내년 갑오년과 후내년 을미년은 갑을이 청색을 상징하므로 각각 ‘청마의 해’ ‘청양의 해’가 된다. 세월이 흐르면 청사, 적사, 황사, 백사의 해도 올 것이다.
양력과 음력, 절기력에 따라 새해의 시작은 다르다. 양력 1월1일 신정이 있고, 음력 1월1일 설이 있다. 절기력에서 새해의 시작은 입춘이다. 이 절기력은 미래를 예측하는 역학에서 채택하고 있다. 국운이나 개인의 운명을 논한다면 절기력에 따르는 것이 맞다. 양력으로 미처 임진년 마무리를 못했다면 설이나 입춘을 택해 해도 될 것이다. 올해는 계사라는 천지 기운이 온 세상에 똑같이 던져지겠지만, 개인이나 나라마다 흥망성쇠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올해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국가 운영 시스템의 대대적 개·보수과제에 도전한다. 정부 경제 운용 방식의 전환, 복지 기반 확충, 고용 관행 변화와 노동시장 개선 그리고 이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국정의 혁신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 갈라지고 비틀리고 때론 아우성으로 변해가는 여러 소리는 우리를 향해 ‘망설이지 말라’ ‘주저하지 말라’고 재촉하고 있다.
박근혜 차기 대통령은 우리가 도전하는 국가 운영 시스템 전환의 키워드로 ‘국민 행복 시대’를 제시했다. 박 당선인은 아버지 시대의 ‘국력 신장 제일주의’ 깃발을 ‘국민 행복 시대’로 바꿔 들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국력 신장 제일주의’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피폐했던 나라를 세계 10위권 신흥 경제 강국으로 밀어올린 원동력이었다.
우리 사회는 작년 두 차례 선거를 통해 국정 중심의 전환, 복지, 경제 민주화, 일자리 창출의 시급성과 우선순위 결정에 큰 방향의 공감대를 만들었다. 극단 세력을 제외하곤 보수·진보, 여야의 견해 차이는 속도와 범위 문제로 좁혀졌다. 박 당선인의 국정 운영 방향도 극단을 배제하고 보수의 중심 가치 위에서 좌우를 끌어안아 정치의 폭을 넓혀간다는 쪽이다. 대통령의 리더십, 야당의 유연성, 국민의 지지와 공감이 맞물리면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낼 분위기가 익어갈 수도 있다.
박 당선인이 승리하자마자 첫걸음을 내니딘 ‘대탕평을 통한 화해’의 실천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대통령 취임 후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 박근혜 신대를 증언하는 이정푤 다음 정권·세대에게 물려주겠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긴요하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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