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365일이 지나려 한다. 8천760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졌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이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하루 남은 지금 시간조차 불공평하게 흐른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골프나 여행을 즐기면서 시간을 죽이는 팔자 좋은 이들보다 뼈 빠지게 일해도 하루의 여유조차 누리지 못하고 바삐 살아가야하는 소시민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은 8시간 일하고 8시간 즐기고 8시간 수면을 취하라는 뜻이 숨어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의 삶에 따라 활용은 많이 달라진다. 16시간 일하고 3시간을 즐기고 5시간을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6시간을 즐기고 8시간을 자는 사람도 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력과 사회적인 위치와 연관해 많은 차이가 난다.
누구나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낳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간이 늦게 흐른 곳이 있다. 바로 국회다. 오래 전부터 내려온 관행 처럼 각종 법안과 예산들이다.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어 그렇다 하지만 늘 각종 법안들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다. 혼신을 다해 지혜롭게 일하지 않고 혀끝만 놀리는 사람들에게 벤저민 프랭클린의 서점 얘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느날 프랭클린의 서점에 한 손님이 와서 책을 산다며 값을 물었다.“이 책 얼마요?” “1달러입니다.” “조금 싸게 팔면 안 될까요?” “1달러 15센트 주십시오.”손님은 프랭클린이 잘 못 알아들은 줄 알고 “아니 깎자는데 더 달래?”하며 기가 찬 듯 말을 뱉었다. 그러나 깎아주기는커녕 책값은 다시 1달러 50센트로 올랐고 결국 손님은 가격이 점점 더 비싸진다며 화를 벌컥 냈다.
그러자 플랭클린은 “시간은 돈보다 더 귀한 것인데 손님께서 시간을 소비시켰으니 책값에 시간비용을 가산해야 할 것 아닙니까?”라는 말을 던졌다. 참으로 시간은 소중하다. 이제 19대에 들어온 국회는 앞으로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으리라 본다. 이는 세월이 가는 것을 차량 시속에 빗대 10대는 10km, 20대는 20km, 30대는 30km, 40대는 40km로 달리다가 50대가 되면 과속이 붙어 100km로 달린다고 했다.
우리 국회가 앞으로는 국민을 위해 적정 속도로 달렸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무턱대고 늦췄다가 제멋대로 속도를 올려 과속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그런일이 없을 줄 알지만 혹여 무엇보다 난투극을 벌이는 철없는 짓은 그만 하길 바란다.
지쳐있는 국민들을 더 울리는 시간 아까운 정치는 올해로 마무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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