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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칼럼>검찰을 위한 변론 |
2012년12월03일(Mon) |
| 이준구(主筆·시인) |
눈 위에 서리가 덮였다는 ‘설상가상’이란 말이 있는데, 최근 검찰의 모습이 그렇다. 그래도 검찰은 여태까지는 극소수의 정치적 사건을 제외하고는 검사 대부분이 일반 형사사건의 처리에 공정하고 청렴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요즈음에 드러난 수뢰 검사사건, 성추문 검사 사건 등은 이러한 변명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참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어차피 검찰이 국가조직에서 없을 수 없는 기구인 만큼 이 시점에서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부축해 파행을 막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라고 본다.
MB정부는 사실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력해왔다. 검찰총장 임기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재정신청제도의 확대, 내부 감찰 확대, 특별검사제 등 온갖 제도적 장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로써 검찰 중립화가 완성됐다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검찰 중립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왜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지 냉철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 근본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 권력을 장악해 통치의 도구로 삼으려는 최고 권력자가 문제다.
국민의 인권 의식이 향상되면서 합법적인 도구, 즉 수사권이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검찰의 정치 도구화에 이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치부재에서 나왔다고 여겨진다.
그 뿐만 아니라 윤리강상이 무너지고 도덕이 땅에 떨어진 현실에도 그 원인이 있다. 남편을 두들겨 패고, 시어머니를 쥐어박고, 시아비를 굶겨 내쫓는 며느리가 있는 세상이 아닌가 그런데도 학교에서는 도덕교육을 강화하지 않고 영어·수학만 강조하고 있다. 학교는 지금부터라도 윤리·도덕 과목의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장은 하루 빨리 전인교육에 힘써야 한다. 애친·경장·융사·친우지도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교사가 교사 대우를 받는 세상이 되는 까닭이다.
모든 개혁이 그러하듯이 권한을 가진 사람에 의한 자발적인 개혁이 미흡한 경우에 대비해 제도적인 개혁 방안을 강구해 둘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제도 개선에 덧붙여 다음 몇 가지만 추가했으면 한다. 첫째 검찰총장의 임명에 중립성이 담보되는 인사들로 구성된 ‘검찰총장 추천위원회’를 신설해 대통령이 반드시 그 추천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둘째 ‘검찰 심사위원회’를 도입해 검사의 부당한 불기소 처분에 대해선 다시 한번 심사받게 해야 한다.
셋째 ‘기소배심제도’를 채택해 정치적 의미가 크거나 특히 중립성이 요구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배심원단이 기소여부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
검찰 중립화의 측면에서는 대통령의 자제가 요구되고 검찰이 약자의 위치에 있지만, 일반 형사사건의 처리에서는 반대로 검찰의 자제가 요구된다. 즉 검찰과 국민의 관계에서는 검찰이 ‘강력한 갑’이고 국민이 ‘절대적인 을’의 위치에 있다.
따라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각별히 몸가짐을 조심하고 자세를 낮추어 봉사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사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은 속성상 항상 지나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지금의 몇가지 불미스러운 검사의 모습은 ‘기’가 넘쳐서 생긴 것들이 아닌가 싶다. 오늘의 국민이 바라는 검찰은 ‘자제하는 검찰’이고, ‘묵묵히 일하는 검찰’일 것이다.
오늘은 각급 학교에 다시 몇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그것은 노파심에서다.
첫째로 학교장은 반드시 한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말 속에 한자어가 80%나 되기 때문이다. 한자를 모르면 우리 국어를 이해할 수 없는 까닭이다. 국어를 이해할 수 없으면 윤리 도덕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로 학교장은 반드시 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국사를 모르면 제 민족을 모르기 때문이다. 제 민족을 모르면 제 나라도 모르는 까닭이다. 검찰의 파행이 ‘전인교육’ 부재와 관계가 없지 않다고 본다.
검찰 당국은 자제하면서 검사 파행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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