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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칼럼>선양 |
2012년11월29일(Thu) |
| 안용호 논설위원(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요임금이 재위 70년이 되어서 정승 사악을 불러서 후계자를 알아보라고 한다. 사악은 큰아들 ‘단주’가 있다는 말을 하고는 나온다. 다시 불러 알아보라고 하자 큰 아들 단주가 있다는 말을 또 한다. 그러자 요임금은 큰 아들이 덕이 부족하다는 말을 한다. 나오려는데 요임금이 한 마디를 덧붙인다.
“흠, 그 애는 말에 믿음성이 없고,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소. 그리고 시비를 일삼으니 그 애를 어찌 등용할 수 있겠소?” 얼마 후 요임금이 다시 사악을 불러 후계자를 알아보라고 한다. 사악은 요임금이 진실로 후계자를 구하려는 것을 알고, 그러면 어떤 사람을 구하면 좋겠냐고 묻는다. 요 임금은 첫째, 서울에 살아야 하고, 둘째, 양반이며, 셋째,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면 된다는 세 가지 조건을 주면서 찾아보라고 한다.
사악은 백방으로 뒤져 한 사람을 찾아내어 임금님께 보고한다.
“그에 합당한 사람이 있는데 이름은 순이라고 한답니다. 장님과 같은 못난 자의 아들입니다. 그 아비는 완고하며 어리석고, 그 어미는 악독하고 간사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복동생인 상은 거만하며 모두 순을 괴롭혔다 합니다. 그러나 순은 어디까지나 효성으로 부모를 봉양했고 우애와 양보로 동생을 대했다 합니다. 지극한 정성으로 집안을 다스리니 식구들이 모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악은 식구들이 순을 죽이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게 해놓고 불을 지르면 우산 같은 것을 펴고 내려오고, 굴을 파라고 하면 하루는 깊이 파고 하루는 옆으로 파서, 굴에 묻혔을 때 옆의 구멍으로 나와서 살았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사악의 말을 들은 임금은 “짐이 그를 실험하리라. 아황과 여영 두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어 그 애들을 통해 그의 행동과 덕을 관찰하리라.” 이리하여 두 딸을 시집보내 함께 살게 하였다. 3년을 살펴 본 뒤 그의 훌륭함을 알고 임금 노릇을 시킨다.
무려 27년을 가르친 후 왕위를 물려주니 그가 순임금이다. 이와 같이 제위를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현능하고 덕이 있는 자에게 물려주는 위공무사의 정치를 ‘선양’이라고 한다. 순임금도 우임금에게 왕위를 선양하니 이 요순의 선양함을 유가에서는 이상적 정치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요임금은 중화민족의 형성기에 뛰어난 치적을 남겼다. 역상을 정리하고 윤법을 둔 일과 황하의 범람을 막은 일, 그리고 제위를 순에게 선양한 일이었다. 제곡이 죽고 형인 지가 즉위하자 요는 형을 보좌하여 당후로 봉해진다. 그러나 지는 현명치 못했으므로 제후들이 지를 물리치고 요를 옹호하여 제위에 오르게 했다. 제위에 오른 요는 지금의 산서성 분현으로 도읍을 옮기고 국호를 당이라 하니 기원전 2333년경의 일이다. 단군과 같은 시대이다. 그는 제위 100년 동안 천하를 크게 다스렸는데 역사에서는 이를 ‘당요지세’라 한다.
요임금은 공손하고 밝으며, 의젓하고 우아하고 사려가 깊었다. 그리하여 대하는 사람마다 그의 온화한 인품에 포근한 정을 느끼게 했다. 참으로 공손하고 겸양한 그의 덕은 빛과 같이 온 누리에 가득하여 하늘과 땅도 그 덕에 감동할 지경이었다.
요임금을 이어받은 순임금은 요임금이 끝맺지 못한 홍수의 범람을 우를 등용하여 완수했으며, 모든 정사에 체계를 세우는 등 천하를 잘 다스려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그도 우에게 선양한다.
옛날에는 제정일치의 시대였다. 오늘날과는 정치 지형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백성을 위한다는 것은 똑같다. ‘요순시대’라는 말을 만들어낸 이때는 덕치를 했다는 것이 아주 돋보인다. 그들은 백성 위에 결코 군림하지 않았다. 군림한 자는 반드시 망했다. 군림하면 천벌을 받는다고도 생각했다. 시대가 변했어도 정치를 하는 철학은 똑같다. 백성을 위하여 정치를 하면 된다.
중국 역사에서 패도 정치가 아닌 왕도 정치를 편 임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은 백성을 위하여 정치를 했다. 천명 사상에 의거하여 백성을 하늘같이 받들었다. 등소평, 강택민, 후진타오,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권력 이양이 선양을 닮아 보인다.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 등 다른 나라 지도자의 정치적 역량이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 지도자의 한 마디 말이 나라와 나라 사이, 그리고 백성들 사이를 벌어지게도 한다.
우리 정치 사회에 나타난 ‘안철수 현상’은 백성을 생각하지 않고 정치를 해 온 사람들이 만들어 낸 당연한 결과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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