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정치를 하면서 살아간다. 생활의 영역이 정치현장이고 생활자체가 정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게 되고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데는 반드시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가 발전하여 온 것이 오늘날 정치제도다.
역사 이래 인류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살아왔고 궁극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이념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에 입각하여 정치를 실현시키며 왔다. 물론 민주주의나 공산주의를 인간이 선택하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였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지금도 두 이념은 시행착오 속에서 거듭 새로운 이념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이념이 인간에게 참된 삶의 가치를 제시해 주고 바람직한 제도인가를 명확히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분단의 고통을 경험하면서도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데 꾸준히 노력을 해왔으며 지난 6.25 한국전쟁 동안에도 민주정치 제도를 갈고 닦으며 발전시켜 나가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지난 60년 4.19혁명은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자유당정권을 무너뜨렸으나 불행하게도 5.16군사혁명으로 말미암아 민주주의는 그 형태만이 남아 있을 뿐 권위주의의 연속선상에서 자유를 갈구하는 수많은 서민들의 민주화 염원을 뒤로 한 채 유신정권을 거쳐 끝내 10.26의 비극을 낳고 말았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정치현실은 참으로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1987년 6.29선언은 민주정치 소생의 한 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때를 필두화로 민주화에 대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고조 되었다. 그리하여 1991년 3월 16일 드디어 지방자치제실시의 장을 개막함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민주정치시대를 개막하게 되었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풀뿌리민주주의로 상징에 왔다. 따라서 민주시대의 활로를 개척하는 입장에서 이 풀뿌리민주주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진지한 자세가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인간이 올바른 도리를 다 한다는 것은 인간 상호간의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특히 어버이와 자식 간의 사랑은 사랑 중의 사랑이며 또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천륜과 인륜의 관계인데 법률의 힘으로 태연하게 그러한 천륜의 관계를 유린하는 일은 결코 허용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라는 것은 바른 아버지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정치가 있는 곳에 올바른 백성이 존재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 앞에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진정한 정치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국민을 위해 군림하면서 고도화된 지능으로 권력행사만 할 뿐 진정한 정치가 아닌 통치만을 자행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오늘날 진정으로 자문하건대 우리시대에 우리에게 정치는 과연 무엇이고, 진정한 인의정치, 덕의정치는 어디로 갔는지 한없이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오늘날 다원주의적 국제화시대에 그리고 독제와 권위가 혼돈을 부르고 민주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던지는 시대에 또한 집단적 이기주의에 눈이 멀어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물, 불을 가르지 않고 폭력도 불사하고 국제사회는 인종, 종교이념을 위해 전쟁도 서슴치 않은 오늘의 시대, 우리는 어떠한 정치 형태를 또 하나의 이상으로 새워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현명한 답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좋은 정치를 통해서 억압받는 사람에게 자유를 주고,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과 직장을 주고, 좌절과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한 맺힌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진정으로 좋은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정치는 부패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패 사회를 척결하는 것도 정치다. 국가경제를 죽이기도 하지만 살리기도 하는 것이 또한 정치다. 억압하는 것도 정치이지만 그 억압을 몰아내고 자유를 회복하는 것도 정치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적 정치는 하늘을 바탕으로 하는 참사랑 실천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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