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밭 엎은 농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
“사는 사람 없는 현실 너무 안타깝다…최후 선택”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신흥동 신야촌마을 서기춘(57)씨가 “정부의 잘못된 배추정책으로 출하조차 못하게 됐다”며 자신이 재배한 배추밭을 갈아 엎고 있다.
광주 한 배추 농가가 “정부의 잘못된 배추 정책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배추밭을 갈아엎는 투쟁을 벌였다.
광주 광산구 신흥동 신야촌마을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서기춘(57)씨는 2일 오후 자신의 비닐하우스 1만3천200㎡에서 재배했던 배추 4만4천포기를 갈아 엎었다.
지난해 12월 파종해 이날까지 6개월여 동안 정성들여 재배했지만 사는 사람이 없어 마지막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서씨는 “40년째 배추 농사를 지었지만 배추를 갈아 엎어야 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사는 사람조차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다른 농작물을 심어야 하기 때문에 최후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서씨는 배추를 재배하기 위해 기름값, 인건비 등 2천여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배추 시장은 포기당 500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지난겨울 혹한도 잘 이겨내 작황이 좋아 아쉬운 대로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하려고도 했지만, 김장철도 아니라서 배추를 받으러 나서는 곳도 없었다.
수확철이 지난 배추는 푸른 잎을 벌린 채 건강함을 자랑했지만, 자식처럼 키운 농부의 마음은 썩어들어갔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배추금값 파동을 잡기위해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시장에 전량 방출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다”며 “배추 출하시기가 20일 정도 늦어져 수박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서씨는 “해남 냉동배추를 정부가 매입해 비축하면서 시설농가들의 피해도 덩달아 커졌다”며 “지금이라도 비축분을 당장 폐기하고 봄배추를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산구청은 지역의 복지시설 등이 배추 한포기당 500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배추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광산구 신흥동에는 8개 농가가 8.6ha에서 봄배추 20만포기를 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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