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나 버스를 타면 운전대 앞에 십자가가 걸려 있거나 염주가 있기도 하며 “오늘도 무사히”라고 기도하는 소녀상이 걸려 있는 것을 본다. 버스 안에서 예수를 믿으라고 전도하고 기사님의 안전 운행을 기도하며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 “나는 예수고 석가고 믿지 않는 무신론자”라고 말하는 기사도 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은 보이지 않는 믿음의 신과 함께 가고 있다.
따라서 혼자 가고 있지만,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는 동반자와 같이 가고 있으므로 하는 일에 자신감을 느끼고 긍정적으로 일하게 된다. 우리 인간의 눈과 귀는 한계가 있어서 저 멀리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눈앞의 작은 세균들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은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해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게 된다.
인간은 세계우주 만물을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실체를 믿는다.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은 모래알 같은 불빛이 아니라 엄청나게 큰 항성과 위성이라는 것이 1609년 갈릴레이의 망원경 발명으로 확인되었으며 1990년에 우주에 설치한 허부망원경은 우주의 실체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눈으로 보이는 것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망원경이 발명되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보기 위해 현미경을 발명하여 미세한 것들의 실체를 알아내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것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주변에는 눈에 보이는 것도 많지만, 눈으로 볼 수 없으나 존재하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게 되었다. 내 눈으로 보지 안 했지만, 세균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는 것을 믿으며 바람은 공기의 이동이라는 것도 믿는다. 지나간 과거는 믿을 수 있지만, 앞으로 전개될 미래를 어떻게 믿을 것인가가 문제다. 미래를 예측하고 확증할 수 있는 미래를 보는 망원경 같은 눈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미래세계를 확증할 수 없으므로 믿고 사는 세계인 종교가 생기게 되었고 많은 종파가 생겼으며 인류의 전쟁도 종교전쟁에서 비롯되고 있다. 신묘년 설날이 지난 후 1년 미래사인 운수를 알아보려고 많은 사람이 토정비결이나 점을 보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서 점을 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으며 하느님을 믿고 따르면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사필귀정이란 말이 있다. 모든 믿음의 종교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을 가르치며 심은 대로 거두고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보이지 않는 미래지만, 선을 행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믿는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한해를 긍정적으로 살았으면 한다. 우리는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믿지만,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믿고 따르게 되었으며 보이는 것보다도 보이지 않고 볼 수 없으면서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실체와 미래를 믿고 따라가는 것이 종교며 믿음을 갖고 산다는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과 함께 살며 함께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믿음으로 사는 삶은 고독하지 않으며 권선징악을 실천하고 더욱 좋은 내세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소멸하지 않고 무한 영원하며 보이는 것은 일시적이고 시한부로 존재하다 소멸한다. 인간도 그중의 하나이며 인간은 잠시 나그네 인생으로 살다 간다.
인간이 죽으면 가는 곳이 육체는 흙이지만 영혼이 있다면 어디로 가는 것인가에서 신앙과 종교가 생겼다. 예수나 석가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도 조상님들이 나를 돕고 있다는 믿음으로 살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도와주고 있는 실체를 믿으며 사는 우리 인생은 이루어진 영광스러운 결과에 대해 함께 사는 믿음의 신이 도와준 은덕이라고 감사하며 은공을 신께 돌린다.
기독교에서 추수감사절이나 우리의 전통 제천행사와 시제는 이루어진 결과에 대해 도움을 주시고 함께하신 신께 감사하고 앞으로도 도움을 주실 것을 간구하는 행사이다. 우리 인생은 홀로 태어나서 홀로 가고 있지만, 나그네 인생길을 고독하게 혼자 갈 것이 아니라 믿음의 신을 동반자로 영입하여 함께 살면서 항상 감사하며 긍정적인 믿음의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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