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권변호사의 대부 이돈명 변호사가 11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은 이 변호사의 1990년대 조선대 총장 시절 모습.
‘인권변호사들의 대부’ 이돈명씨가 11일 오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22년 전남에서 태어난 그는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1948년 조선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을 마친 그는 1952년 사법고시 3회에 합격한 뒤 10년 동안 판사로 일하다가 196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인권 변호사’라는 칭호를 얻은 것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부터였다. 이후 인혁당 사건, 와이에이치(YH) 사건,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 10·26 사건 김재규 변호 등 숱한 사건이 이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1986년 5·3 인천사건과 관련해 수배 중이던 이부영 당시 민통련 사무차장을 자신에 집에 숨겨줬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같은 활동 덕에 이 변호사는 황인철, 조준희, 홍성우씨와 함께 1980년대 인권변호사 4인방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1986년 가톨릭정의평화위원회 회장, 1987년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 영역을 법조계 바깥으로 넓혔고 1987년에는 ‘한겨레’ 창간 발기인으로 참여해 등기이사를 맡기도 했다.
1988년 이 변호사는 대학 총장으로 변신한다. 그는 재단 전횡으로 입방아에 오른 조선대의 총장직을 맡아 학내 개혁을 이끌었다.
그는 1991년까지 조선대 총장으로 일하는 동안 재단 비리에 맞서 학내 개혁을 이끌었고 병마와 싸우면서도 최근까지 법무법인 덕수 대표 변호사로 일해 왔다.
고인의 빈소는 12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된다. 발인은 15일이다.
한편 모교인 조선대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분향소를 설치해 추모객을 맞고 있다.
조선대는 12일 성명을 통해 “이돈명 전 총장은 1988년 9월 6일부터 1991년 9월 5일까지 3년 동안 제8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학의 제도를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한 교육계의 선각자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사학의 모범을 세우는 혁신경영과 교육환경의 개선, 연구수준의 향상, 면학풍토 조성 등을 통해 대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며 “이런 개혁 조치는 구성원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모범적인 대학운영의 전형으로 평가받았다”고 강조했다.
조선대는 이날 오전 이 전 총장의 분향소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설치해 추모객을 맞고 있다. <양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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