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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값진 광산구 신흥동 ‘사랑 배추’ 2010년12월08일(Wed)
텃밭서 가꾼 배추로 김장 이웃과 나눠
광주시 광산구 신흥동 주민들이 텃밭에서 기른 배추와 무로 ‘사랑의 김장’을 담가 이웃과 넉넉하게 나누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사다난했던 경인년. 쉴 새 없이 터진 사건 중 서민들 입장에서 기억될 사건 중 하나는 바로 ‘금배추’.

지금은 많이 내렸다지만, 김장철을 맞은 배추의 12월 도매가는 상품 10kg당 7천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그러다보니 연말 이웃돕기의 ‘효자’인 김장도 이웃사랑의 마음만큼 풍성하지 못해 울상이다.

하지만 광주시 광산구 신흥동 주민들이 텃밭에서 기른 배추와 무로 ‘사랑의 김장’을 담가 이웃과 넉넉하게 나누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6일 오전 9시. 신흥동주민센터 뒤편 텃밭에는 ‘사랑의 봉사단’(단장 조윤기) 회원 4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며 배추와 무를 뽑았다.

텃밭은 신흥동 통장과 사회단체 회원, 주민으로 구성된 ‘사랑의 봉사단’이 지난 여름 주민센터 뒤편에 있는 공한지(시유지)를 일군 것이다.

이날 이들이 뽑은 배추와 무 600여 포기는 지난 9월 모종을 심은 후 정성스레 가꾼 것이다. 봉사단 회원들은 가뭄을 타지 않도록 물을 끌어와 뿌려주고, 배추가 금만큼 귀해졌을 때는 번갈아가며 밭을 지켰다.

조윤기 단장은 “땅을 일군 것부터 배추를 지킨 것까지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김치를 받고 좋아할 분들을 생각하며 농사를 지었다”며 “막상 배추를 뽑고 보니 그동안 참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밭에서 채소를 직접 가꿔 이웃을 위해 김장을 담그는 신흥동의 전통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통장단 회의에서 ‘채소를 직접 가꿔 이웃돕기 김장을 담그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돼 오늘까지 이어진 것이다.

처음 1년간은 통장단장을 맡고 있던 조 단장 소유의 밭 일부에서 배추와 무를 길렀지만, 작년부터는 동주민센터에서 시유지를 알선해 이웃돕기 전용 밭이 생긴 것이다.

조 단장은 “시중 배추값이 비싸지만, 텃밭에서 가꾼 배추로 담근 김치를 어려운 이웃에게 넉넉하게 나눠줄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이어 “채소를 기르면서 주민과 우의도 깊어지고, 이웃과 김치를 나눠먹을 수 있는 텃밭 가꾸기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신흥동 주민들은 이날 뽑은 배추와 무를 소금에 절인 후 다음날(8일) 김장 양념을 만들고, 9일 양념에 배추를 버무려 경로당과 어려운 사정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최창식 기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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