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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도 민초들을 아는가! |
2010년12월08일(Wed) |
| 나경택<수석논설위원,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12세에 즉위한 조선 고종의 첫 어명은 “계동의 군밤장수를 처형하라”는 것이었다. 놀란 신하들이 연유를 묻자 답이 이랬다. “내가 하나만 달래도 군밤을 주지 않았는데 얼마나 못된 행동인가.” 물론 “아니되옵니다”는 만류에 통촉의 아량을 베풀었다지만, 혹자는 흥성대원군이 세도가 안동 김씨를 견제하려 시켰다고도 한다. 여하튼 어린 고종에게 군밤은 참을 수 없는 군것질이었던 것이다.
그래선가. 고종시대에 경기민요 ‘군밤타령’이 등장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로 시작하는 타령은 “연평 바다에 얼싸 돈 바람 분다~”고 자진모리로 넘어간다. ‘돈 바람’은 바로 ‘조선의 찬장’인 연평도에 조기 파시가 섰다는 뜻이다. 정문기는 1939년 발행한 『조선석수어고』에서 “수백 척의 배로 ‘선도’가 생겼으며, 어선의 모닥불이 수면에 반사되는 아름다움은 조선의 일대이채”라 했다. 석수어는 조기를 뜻하는데, 머리에 단단한 뼈가 있어 ‘돌대가리’란 이름이 붙었다. 당시 연평 파시에는 신고된 요리점이 300곳, 음식점 53곳, 카페 1곳에 등록된 작부가 95명이었다. 하지만 실제는 미등록 작부 500명에 일본 기생도 50명이나 됐다고 한다. 여기서 ‘사흘 벌어 1년을 먹는다’는 말이 유래했다니 ‘돈 바람’이 허언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마구잡이 남획으로 씨가 말랐나. 지구온난화로 회유 경로가 바뀌었나. 1960년대 1만t에 이르던 조기 어획고가 72년 1348t에 이어 76년에는 36t으로 준다. 조기가 떠나자 주민도 떠났다. 낙도의 위기에서 연평도는 꽃게로 기사회생한다. 그나마 한·중·북의 ‘꽃게 삼국지’에 어민들이 “꽃게는 어디 가고, 중국 배만 남았느냐”고 연평도 불바다 사태에 민초들이 어김없이 분통을 나타나고 있다.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처럼 그들은 다시 용기와 배려, 희망을 자루에 담아오고 있다. 이번에 북한 해안포의 공격으로 해병 2명이 사망함으로써 해병은 매우 위험한 임무라는 게 다시 증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해병 지원율은 예년보다 높다고 한다. 특히 가장 험난한 수색 병과가 경쟁률이 가장 치열하다고 한다. 연평도 전투에서 임준영 상병은 방한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K-9 자주포로 응사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런 감투정신이 후배 젊은이들을 해병으로 끌어들이고 있을 것이다.
외과의사 이상달씨는 20년 전 공중보건의로 연평도에 근무했었다. 그는 그때 정이 들었던 주민들이 지금 충격의 피란살이를 하는 게 안타까워 5000만원을 내놓았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연평도로 달려가 임시 거처를 지어주거나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얘기하지 않았는데 민초들은 앞다투어 적과 싸우고 고난에 처한 동포를 돕고 있는 것이다. 자유민주국가의 국민은 단결만 하면 결국 독재국가의 기습을 이겨낼 수 있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자기 손으로 달성한 국민이 있다. 집권세력과 군이 다소 무능하고 야당과 친북단체가 국론을 갈라놓아도 국민이 정신을 잃지 않으면 구멍을 메울 것이다.
내 목숨이 흔들리는 위험 속에서도 국토를 유린하고 국민을 살상한 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던 해병 장병들, 그들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나라라는 것은 군인이 이렇게 자기 본분을 다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어야 존재 가치가 있는 법이고, 국민은 이런 군인들이 뒤를 걱정하지 않고 적들만 노려볼 수 있도록 그들 가족을 돌볼 줄 알아야 국민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북한은 우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시기만 노리고 있는 데 민초의 대변자들 국회에서는 너죽고 나살기 싸움만 하는 동안 전국각지에서 사랑의 손길이 답지하고, 전쟁의 폐허속에서 연평도를 지키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민초들을 알고 있는가!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연평도를 찾아 격려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국민이 없는 국회의원이 존재할 수 있는가! 선거 때 보자는 국민의 심정을 아는가!’[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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