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나지완(25·KIA 타이거즈)이 내년에 올 시즌 부진을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훈련 중인 나지완은 6일 구단을 통해 “올 시즌은 너무 어리석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돼 군 면제를 받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앞섰다”며 “타격만 하는 반쪽짜리 선수는 되고싶지 않다. 내년에는 반드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나지완은 타율 0.295 6홈런 30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해 타율 0.263 23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김상현-최희섭으로 이뤄진 KIA 중심타선의 뒤를 잘 받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나지완에게 최고의 무대였다. 나지완은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려 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타율 0.215 15홈런 5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나지완은 시즌 막판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기도 했다.
나지완은 내년 시즌에 올 시즌 아쉬움을 모두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 다음은 나지완과의 일문일답
-2010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는데.
“오로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만을 생각하면서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다 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쫓겼다. 대졸로 프로에 입단해 벌써 26살이 됐고, 병역 문제 해결이 급선무로 다가왔다. 꼭 아시안게임 대표가 돼서 병역 면제를 이루고 싶었다. 그런 목표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과 2010년이 대비가 되는데.
“2009시즌이 나를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2010시즌은 팬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해였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해였다. 워낙 성적이 좋지 못한 탓에 ‘안티 팬’도 많이 생겼다. 팬들의 질책이 심할 때는 대인 기피증까지 생겨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도 보냈다. 심할 때는 야구장 나가는 것 자체가 죽도록 싫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보니 나를 질책했던 분들도 애정이 있었기에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
-시즌 종료와 함께 군대를 결심하기도 했는데.
“그렇다. 아무래도 군대 갈 나이가 되다 보니 하루라도 빨리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뛰어보자는 얘기를 하셨다. 나 또한 이 상태로 군대를 가게 되면 팬들에게 너무나 죄송할 것 같아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군대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시즌 막판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전문 용어(슬개골 점액낭염)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흔히 하는 말로 오른쪽 무릎에 물이 찼다. 현재는 거의 회복한 상태고, 웨이트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주고 있다”.
-마무리캠프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 타격이다. 올해 공격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고전을 거듭했는데 일단 타격폼부터 수정하면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종전에는 타격할 때 다리를 많이 들고 오픈 스탠스를 유지했는데 다리 드는 것과 스탠스를 줄였다. 현재는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건열 타격코치님과 계속 상의하면서 준비해 나갈 것이다. 쉽게 살이 찌는 편이어서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내년 시즌 목표가 있다면.
“내년에는 외야 경쟁이 너무나 치열할 것 같다. 절대 타격만 하는 반쪽 선수는 되고 싶지 않다. 수비에서도 조금 더 완벽함을 기해 반드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을 실망 시키지 않도록 하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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