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와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화재로 인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례를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방관서에서는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일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화마의 재앙으로부터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완벽히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화재보도가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 또는 인명피해 여부와 이유에 대해서만 많은 관심을 가진다. 또 그 화재를 교훈삼아 유사한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논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생각들이 화재예방을 위한 실천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어 보인다.
언론매체에서 뉴스화 되는 화재사례는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형화재 위주로 보도되어 자칫 화재로 인한 피해가 특정인에게만 일어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이면을 들여다 보면 화재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009년 전국 통계에 의하면 일반인들이 가장 오래 거주하는 주택 화재가 6천686건으로 전체 화재의 24.2%를 차지하고 있으며 더욱이 사망자는 전체 186명 중 125명(67.2%)이 대형건축물 같은 법정소방대상물이 아닌 일반주택의 피해자로 나타난다. 게다가 주택화재의 대부분이 심야 취침시간대에 발생해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관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단독주택은 소방법령이 적용되지 않아 의무화된 소방시설이 없어 화재피해 방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 또한 이러한 단독주택은 화재하중이 높은 실내 장식물이 많아 화재가 발생하면 유독성 가스가 생성되어 질식으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도 높다.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현대 사회의 추이를 지켜 볼 때 화재인지 속도가 늦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년도 전국 화재통계를 봐도 주택화재에서 61세 이상 노인들의 인명피해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이 실례이다. 우리의 부모와 어린 자녀가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조금만 더 화재의 위험에 관심을 가진다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상당 부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특히 화재로부터 사각지대인 단독·다가구 등 일반 개인주택의 경우 각 가정마다 ‘단독경보형감지기’ 및 ‘소화기’를 설치한다면, 감지기의 경보음을 통해 화재발생을 조기에 인지하여 신속한 대피가 가능하고 소화기를 이용한 화재초기 진압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상당수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소방관서가 주관이 되어 그동안 65세 이상 기초생활 수급자를 대상으로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보급해 왔고 계속해서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화재발생 시 초동조치의 핵심인 소화기 보급과 사용법 교육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수레의 바퀴가 같이 돌아야 더 바르고 더 빨리 나아가듯 행정기관과 국민이 함께 안전문화 확산과 소화기 등 기초소방시설 보급에 공동의 노력을 경주한다면 우리의 부모님과 아이들이 더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곡돌사신(曲突徙薪). ‘불을 예방키 위해 연통을 구부리고 나무를 딴 곳으로 옮긴다’는 옛 고사성어의 교훈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화마로부터 우리의 가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안전환경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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