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양문기의 창작지원전이 오는 28일까지 롯데화랑에서 열린다.
‘돌과 명품이야기’를 주제로 전개되는 이번 전시에서 양씨는 돌에 명품을 입혀 현대인의 물질주의와 욕망을 표출해낸다.
양씨의 가방을 소재로 한 이번 돌조각 작품들은 다듬어지는 방식에서 색다른 점을 보여준다. 로고와 심볼로 상징되는 명품들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무게감 못지않게 존재의 본래 고유가치를 주목하는 작가의 관심사가 돌을 다룬 흔적들에서 쉽게 읽혀진다. 그가 주로 사용한 오석의 경우에 거친 황토가 묻어있는 듯한 겉돌 상태부터 필요한 부분을 떼어내고 다듬고 갈아내는 정도에 따라 투박한 황갈색과 회백색, 윤기 도는 검은색까지 마치 먹색이 번져 나오는 듯한 여러 단계의 색깔들을 보여준다.
작품의 시각적 효과를 달리하는 이 같은 돌 다듬기는 현대인들의 자기과시를 위한 인위적인 꾸밈이나 외부적 기준에 좌우되는 판단들 못지않게 사회 환경과 물결에 휩쓸리고 부딪치는 가운데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개별존재들의 근본과 현재에 대한 관심의 재환기시킨다.
돌가방은 착실한 삶을 꾸려감에도 문득 일탈을 꿈꾸는 자들의 욕망과 실제 작품의 무게만큼이나 쉽게 떠나지 못하는 그 간절함을 상징하기도 하고 ‘가방끈이 긴’ 것에 대해 은유되어 부대끼며 서 있는 형상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또한 동경의 대상, 성공의 상징으로 권장되는 호사품에 대한 이야기를 명품로고가 새겨진 돌가방을 통해 말하고자 했다. 실제 백화점의 잘 차려진 명품 코너를 옮겨 온듯한 전시장 분위기로 작품을 구성했고 돌가방들에는 명품로고안 샤넬, 루이비통, 버버리 등이 새겨져 있다.
양문기씨는 조선대 미대와 동대학원 출신으로 한차례의 개인전과 다수 전시회에 참여했다. 2006 부산비엔날레 퍼블릭 퍼니처, 2006광주 비엔날레 '미술오케스트라'에 참여했고 광주시립미술관 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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