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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의 공중화장실 사랑(?) 2010년11월05일(Fri)
북구 거주 이순복씨…공무원도 감동
　60대 가정주부의 공중화장실 사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광주 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순복씨(60·여·사진).

이씨는 올해 3월1일 북구에서 시행하는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했다. 그가 맡게 된 일은 광주 북구 충효동 풍암정(楓岩亭·문화재자료 제15호) 내 공중화장실 청소 및 편의용품 교체.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풍암정은 시내버스에서 내려 20여 분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이씨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풍암정까지는 넉넉잡아도 1시간 거리.

이씨의 선행은 시내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다. 1.5km 길이의 진입로에 나뒹구는 쓰레기는 온전히 그의 몫이다. 쓰레기 줍기가 끝나면 공중화장실 청소가 시작된다. 물론 ‘내 집처럼 깨끗이’가 그의 신념이다.

월80만원의 급여를 받는 그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일에 나선다. 모두가 쉬는 주말과 휴일에도 자발적으로 출근, 청소에 임한다.

이씨의 계약기간은 8월10일까지였다. 상반기 희망근로에 참여한 사람은 후반기에 재선정되지 않기 때문.

후반기 희망근로사업은 9월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행락객이 가장 많은 시기 한 달 가량 공중화장실 청소 업무 담당자가 없는 공백기가 생긴 것이다.

이씨는 주저하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에게 “내가 일 하겠다”고 말했다. 근로계약 종료로 보수는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피서객들이 더러운 화장실을 사용하며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생각도 하기 싫은 상상이었다.

계곡과 함께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풍암정 주변은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이씨는 무보수 기간 동안에도 1시간에 한 번 씩 화장실을 청소했다.

또 화장실 주변에 산처럼 쌓이는 쓰레기봉투를 20m 가량 떨어진 청소차량에 옮겨담는 일도 잊지 않았다. 수박껍데기 등 물이 흐르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이 일은 이씨의 몫이 아니었다.

인파가 몰리는 토·일요일이면 정신이 없었다. 흐르는 비지땀을 닦을 시간 조차 부족했다. 하지만 ‘고맙다’는 이용객의 말 한마디면 피로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씨는 “내가 좀 노력하면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휴식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북구 관계자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분이었다”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무보수 자원봉사에 흔쾌히 나서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며 “하반기 희망근로인원 중 불성실 근무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이씨를 재추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8일 서울시청 별관 후생동 4층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우수화장실 관리인 및 최우수관리인 시상식’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다.

[송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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