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가 여객기를 납치하여 미국 뉴욕의 국제무역센터빌딩에 충돌하여 빌딩을 폭파시킨 사고로 수천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한 사고를 겪은 미국은, 그러한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상상의 부족’을 꼽았다. 수많은 사건사고 시나리오를 갖고 그에 대한 대책이 있었지만 비행기를 납치하여 빌딩을 폭발시킬 것이라는 기상천외한 상상을 미처 하지 못해 그와 같은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반성이었다.
화재를 비롯한 각종 사고는 일기예보처럼 앞을 내다보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우연히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생각해보면 반드시 인과의 법칙이 있게 마련이며 그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안전의식 부재였던 것이다.
우리는 유년시절부터 각종 사고나 화재에 대한 예방책을 배워왔고 성인이 된 지금도 그들에게 전수해주고 있다. 화재가 나면 엎드린 채로 코와 입을 막고 불이 났다는 것을 주위에 전파하라. 길을 건널 때는 좌우를 살피고 건너라. 물가에서는 어른들에게서 멀어지지 마라.
이렇게 몸과 가슴으로 익혀 버릇과 습관처럼 행동하는 수많은 대비책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사고가 발생할 것이란 상상을 하지 못하고 설마하는 안일한 생각이 엄청난 불행을 초래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지난 10월 1일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비롯한 이천 물류창고화재, 대구 지하철 화재 방화사건 등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사전에 준비를 했더라면 큰 재앙을 작은 재앙으로 줄일 수 있었던 사고이다.
종의 기원이 진화하는 것처럼 안전불감증의 원인을 찾아 우리가 배워왔던 방식을 접목하고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극대화하여 주어진 환경 조건 아래서 신체와 정신 및 행동을 적응시키고 환경을 바꾸어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여야 할 때이다.
이제 수십 년간 이맘때쯤이면 강조되고 있는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그 이유가 초겨울에 접어들면서 화재발생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서이다.
소방공무원만의 노력으로는 화재를 예방하고 예고 없는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시민들이 화재예방 등 가장 기초적인 안전수칙을 생활 속에서 자율적으로 실천하고 안전을 생활화하여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릴 때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가 건설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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