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들녘은 누렇게 물든 벼의 가을걷이로 바쁜 일상인데 가을의 산은 높은 하늘아래 울긋불긋한 단풍을 입히고 유혹하듯 날 오라 손짓 하고 있다.
이런 감상은 어떠한 지적·도덕적 전제조건도 필요하지 않는 무관심성의 발로이다. 미에 관한 객관적인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주관적인 태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관광철인 이 시기에 선거가 치러진다면 유권자의 마음은 어디에 더 있을까? 공휴일이라면 오전엔 나들이 겸 관광하고 투표는 오후에 잠시 시간 내어 하면 될 텐데.
우리 지역에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평일에 치르는지라 상황봐서 투표할까…. 이제 선거는 일상화 되었으며, 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평일에 치르는 선거가 많다.
각 조합장 선거, 국립대총장 선거, 국고보조금 대상 정당의 당내 경선 등을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받아 치르는 경우이다.
이러한 선거를 치르고 나면 “조합장 누가 당선되었데, 누가 공천 받았데”하며 들리는 말엔 한 번쯤은 귀 기울여 보고, 무관심한 척 하지만 듣고 보게 되면 관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유권자의 가장 큰 무기는 내가 선택한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여 심판하는 투표이다. 지난 제5회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의외로 ‘정치에 대한 무관심’ 보다 ‘개인적인 일·출근 등으로’ 투표하지 못했다는 개인 사정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지지후보 결정 시기’를 보면 지방의원은 투표일 1~3일전에 결정한 것으로 나왔다.
우리 지역의 보궐선거가 약 9일정도 남았다. 충분히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기간이므로 정책과 공약,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 등을 꼼꼼히 따져볼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사실 투표는 그리 어렵지 않다. 투표소는 투표하기 편리한 가까운 곳에 있고, 이번 보궐선거는 투표시간도 2시간 연장된다.
지역일꾼을 뽑는데 지역주민이며 유권자인 내가 무관심 한다면 마치 먼 산의 단풍 보려고 제 옷맵시 살피지만 누렇게 익은 내 논의 벼 가을걷이 늦어진다고 참새 쫓고 있는 형국이 아닐런지요.
우리 지역과 생활주변에서 치러지는 각종 선거에 대한 관심, 조그만 관심이 곧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의 주권의식을 뿌리깊게 하는 발돋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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