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시민 공청회’가 열린 15일 오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패널들이 찬반토론을 벌이고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가 시민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와 시민들의 여론을 청취했다.
그러나 공청회 패널 대부분이 국립공원 지정을 찬성하는 인사들로 초청되면서 강운태 시장의 공약을 임기 내에 완수하기 위해 ‘반대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오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열린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는 관계 전문가와 환경단체 회원, 산악단체 회원,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여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승필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는 “‘광주의 어머니’, ‘광주정신의 상징’으로 불리는 무등산의 위상에 비춰볼 때 문화·자연적 가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의 광주와 걸맞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등산 정상의 주상절리대와 특이한 암괴지형, 수려한 경관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해야 할 대상이면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녔다”며 “국립공원 지정으로 도시생태계와 무등산 자연생태계를 연계한다면 국제적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덧붙였다.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장을 역임한 임희진 광주시 공원녹지과장은 발제를 통해 “무등산 도정공원 지정(1972년 5월) 이후 훼손지 복원, 주거지 철거 등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며 “국립공원 지정에 따라 산의 지위와 광주의 브랜드 가치가 동반 향상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공원관리 주체가 시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이관되면서 인건비 등 20억원 이상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공단의 전문적 관리를 통해 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수준높은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다”고 추진배경을 밝혔다.
마지막 발제자인 최봉석 국립공원관리공단 기획조정처장은 “무등산은 가장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1998년 6월·제20호) 등 타 지역에 비해 가치나 정서적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지정 요건에서 몇가지 문제가 있긴 하지만 환경부 입장에서는 승격을 기대하고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문상필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은 관(官) 주도형 국립공원 지정 추진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문 위원장은 “공청회 자체가 국립공원 추진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지금처럼 ‘2년’이라는 기한을 정해두고 강운태 시장의 공약을 성과로 만들어가는 추진 절차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등산 공군시설 철거와 송정리 전투비행장 이전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듯 국립공원 지정은 광주의 종합적인 발전가치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무등산 관리가 환경부로 이관되면 국가논리에 의해 군부대 및 통신시설 철거가 힘들어 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장여환 늘푸른화순협의회 사무국장은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무등산이 마치 광주시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것에 대해 화순과 담양 주민들은 섭섭할 것이다”며 “규봉암-화순 등산로 정비 등 광주·화순·담양이 함께 만족하는 관광자원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청회장 밖에서는 무등산 공원지역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모임과 장애인단체 회원 30여 명이 사유재산 및 이동권 제한을 이유로 국립공원 추진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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