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의류브랜드를 저렴하게 판다고 선전하고 있는 아울렛점들이 정작 세일용 이월상품 보다는 마진이 높은 신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싼 이월상품에 이끌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입에서 ‘농락당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친 지난 주말 오후 광주 서구의 A아울렛점 매장 곳곳에는 ‘새봄맞이 세일’ 행사가 한창 진행됐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40% 이상 할인율이 적용된 이월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반면 할인율이 30% 이하이거나 정상가로 판매하는 봄 신상품들로 넘쳐났다. ‘폭탄세일’을 내세운 이월상품은 소위 ‘미끼상품’에 불과한 셈이다.
매장을 둘러본 이선영씨(26·여·광주 남구 봉선동)는 “정상가에서 최고 80%까지 할인해 준다는 광고전단지에 소개된 이월상품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면서 “이월상품도 대부분 질이 낮거나 유행에 크게 뒤쳐진 제품 뿐이어서 속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런 사정은 광주지역의 다른 아울렛점도 마찬가지다.
또다른 광주 서구에 있는 B아울렛점은 ‘연중 20~80% 세일’이라는 광고문구와 달리 이월상품은 전체 상품 중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아울렛매장 마다 마진이 높은 봄 신상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젊은층의 수요가 많은 스포츠의류매장과 신발가게에는 아예 이월상품을 찾을 수가 없다.
매장 관계자는 “스포츠 의류브랜드의 경우 수요는 많은 반면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이월상품을 매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싼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지만 신상품들로 채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났다.
광주 동구의 C아울렛점 역시 ‘50~80% 할인된 가격의 이월상품을 많이 갖췄다’는 광고내용과 달라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소개했던 일부 매장은 아예 처음부터 세일상품을 내놓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세일상품을 많이 파는 것 처럼 현혹하는 광고물을 배포한 뒤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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