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137초 뒤 고도 70km 상공서 추락중 폭발
한·러 공동 조사단 구성…원인 규명 본격 수행
지역민들, 일제히 탄식…“연구진들에게 박수를”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브리핑룸에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10일 오후 5시1분 정상적으로 발사됐으나 이륙 137초 뒤 고도 70km 상공에서 추락 도중 폭발해 발사가 실패로 끝났다.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은 이날 오후 6시36분께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로호는 이륙 후 137.19초까지는 정상적으로 비행했으나 이후 지상추적소와의 통신이 두절됐다”면서 “나로호 상단의 탑재카메라 영상이 밝아지는 것을 볼 때 나로호는 1단 연소 구간에서 비행 중 폭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한·러 연구진들이 나로호의 세부 비행 상태에 대한 분석에 착수했으며 양국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원인 규명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3차 발사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라호는 이륙 55초 후 음속 돌파를 한 뒤 페어링 분리(215초) 이전인 이륙 137초에 통신이 두절됐으며 이후 1단 연소 구간에서 비행 중 폭발했다.
앞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은 “이륙 137초 고도 70km지점 상공에서 통신이 두절됐다”면서 “이전 단계는 모든 데이터가 정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는 이날 이륙 55초 후 음속 돌파까지 공식 안내방송을 했으나 페어링 분리 등 다음 과정은 안내 방송을 생략한 채 이륙 8분만에 나로호와의 통신두절 상황을 발표했다.
한편 나로호(KSLV-I)가 이륙 137초만에 추락 후 폭발하자 TV나 라디오로 이를 지켜 보던 광주 시민들은 일제히 장탄식을 터트렸다.
터미널과 찜질방과 식당 등지에서 역사적인 우주시대 개막을 기대하던 시민들은 나로호가 힘차게 솟아 오른지 불과 2분여 만에 추락하자 허탈감에 너나없이 고개를 떨궜다.
지역민들은 특히 광주에서 ‘한국인 첫 우주인’이 배출된 데 이어 이번엔 전남에서 첫 우주발사체가 성공리에 발사돼 낙후된 광주와 전남이 ‘우주 메카’로 거듭나기를 기대했으나, 기쁨에 찬 환호는 일단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게 됐다.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공창덕 교수(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는 “일본과 인도, 브라질 등도 이 같은 사고를 수없이 겪었다”며 “결코 좌절할 일이 아니다. 성공을 위해 인내를 가지고 더욱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특히 “나로호 발사와 관련, 조직이나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됐는지를 냉철히 살펴 봐야 한다”며 “추궁이 지나치면 누구도 나서지 않을 것이다. 적절한 채찍에 병행해 재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대 경영학과 김요한 학생(25)은 “준비를 많이 했을텐테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고언을 교훈 삼아 성공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연구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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