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는 인적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최종 감식결과 확인됐다.
전남경찰청은 27일 “3차례에 걸친 국과수 정밀감식 결과 이번 화재는 누전이나 합선 등 전기적 요소가 아닌 인적 화원(火源)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자연발화할 수 있는 물건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화에 의한 것인지, 실수로 불이 난 것인지 여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경찰은 특히 당시 불이 라이터와 같은 섭씨 450도 이상의 인화성 물질에 의해 발생하긴 했으나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1회용 라이터 2개가 착화원(着火源)이라고 단정할만한 연관성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백혜웅 수사과장은 “‘방화용의자 김모씨(39·중국인)가 불이 잘 타도록 바닥재를 들어 올렸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화재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방화로 의심할만한 정황적 사실은 적잖지만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주일간의 수사에도 불구, 경찰이 핵심적인 방화 증거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이번 사건은 피해자만 있고, 법적 가해자는 없는 사건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이와 함께 화재 당시 불법 체류자들이 수용된 3층 보호소와 2층 상황실에는 자체 규정상 출입국관리소 직원 2명이 2인1조로 근무해야 함에도, 27명의 사상자가 난 3층에는 당시 근무자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봉채 전남경찰청장은 “목격자 증언과 CCTV 녹화물, 근무 일지 등 관련 증거를 종합해 볼 때 화재 당시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정위치에서 근무하지 않았고, 외부 용역업체 직원들만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관련자 처벌수위와 범위, 적용가능한 법규 등을 놓고 유관 부서와 긴밀히 협의한 뒤 빠르면 이주 안으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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