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고압탱크 압력 저하로 추정되는 이상 발생”
이대통령 “전화위복 계기 삼아야”…국민들 ‘허탈감’
한국 최초의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 시각인 19일 오후 5시를 7분56초 앞두고 발사가 중단된 가운데 전남 고흥군 동일면 봉남마을 야산에서 나로호를 관람하기 위해 운집했던 관광객들이 허탈해하며 산을 내려오고 있다.
19일 오후 5시 발사 예정이었던 나로호가 최종 카운트다운 도중 발사가 중지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상목 과학정책실장은 이날 고흥군 봉래읍 우주과학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나로호 발사 7분56초를 남겨두고 발사 자동시퀸스시스템상 발사체내 밸브들을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 저하로 추정되는 이상이 발생해 발사를 중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종합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한·러기술진이 분석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수일내에 재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며 철저한 원인분석 후 발사일정을 다시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유럽의 아리안 3호 로켓은 3차례, 미국 나사의 엔데버호는 6차례나 기상사정과 연료주입 지상설비 문제 등으로 연기된 사례를 볼때 이번 중지는 발사 실패가 아니라 연기”라면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다음번 발사때는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로우주센터는 이날 오후 5시 나로호 발사를 위해 최종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으나 발사 7분56초를 남겨놓고 발사를 중지했으며 현재 추진체 연료배출작업과 제거됐던 기립장치를 재설치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나로호’(KSLV-I) 발사가 연기된 것과 관련,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나로호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관계자들을 격려하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참모들과 함께 나로호 발사 중계 방송을 TV로 시청하던 중 5시40분께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나로호 발사 연기 경위를 보고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며 “그나마 발사 전 문제점을 발견해 발사가 연기된 것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이날 오후 발사 직전에 카운트다운이 중단되자 허탈감 속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전남 고흥군 동일면 봉남마을 봉남등대 인근 야산에는 발사장면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1천여명의 관광객이 운집했다.
봉남마을은 나로우주센터와 직선거리가 7km에 불과해 발사체 뷰포인트로 가장 적합한 곳이다.
관광객들은 발사시각인 오후 5시로부터 1시간 전인 오후 4시가 넘어서자 하나 둘 발사통제동이 보이는 나로우주센터 방향을 응시하며 발사 카운트다운을 손꼽아 기다렸다.
해상의 해무 때문에 우주센터가 있는 외나로도의 모습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나로호의 모습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긴장감은 오히려 커져만 갔다. 오후 5시로 발사가 예정됐고 발사 15분전에 카운트다운이 자동으로 시작된다는 뉴스보도에 관광객들은 오후 4시45분이 되자 약속을 한 듯 스스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하지만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무렵 발사 7분56초를 앞두고 발사가 중단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오전부터 발사체에 대한 최종 점검이 무사히 이뤄졌고 기상조건도 최적이라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예상치 않은 소식에 관광객들은 허탈해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으나 일부 관광객은 발사중단이 믿기지 않은 듯 연신 담배를 물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충남 천안에서 내려온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최윤규씨(27)는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쏘아올린 첫 우주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장면을 보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왔다”며 “역사적인 순간을 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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