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걸쳐 ‘물폭탄’을 쏟아부었던 장마전선이 당분간 일본 열도로 물러나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하니 불안하기만 한 사회도 함께 밝아지는 계절이 되길 8월의 문턱에서 기대해 본다.
살인, 성폭행, 자살 등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 사회현상과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사회적 범죄예방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경찰시스템을 전환해 인사승진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제도적 장치의 보완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치유방법을 제시하는 일이다.
현대 사회는 종래의 윤리·도덕적 가치 규범이 해체된 아노미(anomie)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정신적인 불안감을 수반한다.
현재 직장인의 85% 이상이 불안·위기감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이다. 이는 외국인 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보다 훨씬 높은 통계 수치이다. 이 통계는 지난 IMF이후 서양 모델을 모방한 구조조정의 시도가 오히려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위해한 요소로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을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되며 직장에 충성을 기약할 수 있다. 기업혁신, 구조조정 등은 단기적으로 기업발전에는 도움이 되나 풍전등화의 신세인 개인적 입장에서는 늘 불안하기 마련으로 이것이 사회적 불안 요소로 이어질 수 있음은 명약관하이다.
요즈음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어디에도 설 곳이 없어져 청소년과 노년층의 사이에서 중년의 주변인으로 머물며 홀대를 당하는 40~50대 가장들의 가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가족해체로 인해 느끼는 고립화·외로움·단절감은 인간성마저 상실시키고 있다.
가정, 사회나 직장에서 고립되고 무시당하여 생기는 ‘삶의 의미’에 대한 상실은 인간성·생명에 대한 경시 풍토로 이어져 빈발하는 범죄의 원인이 되고 있음은 부인 못할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생명존중의 인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우선 ‘자아의 상실’을 회복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우리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 조상들로부터 태어난 우리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중요함을 알 때에 남도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가 활발해지고 사회의 다양성을 접하면서 더욱 가까워진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풍토를 조성하여 건전한 사회적 질서를 확립하는 것과 함께 우리의 전통적 정신유산인 선비정신·가정 중시의 유교사상을 계승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과 병행해 가정의 소중함을 느껴야 할 때이다. 가정의 해체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려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겠지만 이와 더불어 가정이나 직장에서 서로 아끼고 보살펴주는 풍토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보다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직장과 가정이 되어 당신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지켜주게 된다. 가정이 흔들리는 사회의 미래는 잿빛일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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