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무기명 투표로 의결한 ‘광주시 무등산 자연경관 보호와 관광자원 활용에 관한 조례(이하 무등산조례)’에 대해 광주시의회 일부 의원들과 시민환경단체가 조례폐기를 추진키로 한데 이어 전남도의원이 원천무효화를 선언하는 등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전남도의회 구충곤 의원(민주·화순1)은 14일 “광주시의회가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조정하기 위한 충분한 토론과 합의 없이 무등산개발조례를 강행처리한 것은 화순·담양을 비롯, 전남도민의 의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다”며 “전남도의회는 광주시의회의 반민주적인 행태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광주시장에게 재의를 요구할 계획이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은 “이제부터라도 광주시와 전남도가 머리를 맞대고 도립공원 구역을 포함해 전체 무등산 권역의 다양한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국립공원 승격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며 “전남도민과 함께 무등산개발조례의 원천 무효를 다시 한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무등산조례 제정과정에서 한차례 갈등을 겪었던 광주시의회도 일부 반대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례폐기안 제출을 검토키로 하는 등 심각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광주시의회 회의규칙상 재적의원 1/5 이상 서명을 받을 경우 조례폐기안을 제출할 수 있어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재신 의원(민주·광산2) 등 일부 시의원들은 조례 내용의 문제점을 들어 무등산조례 폐기안을 제출키로 하고 관련 법률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무등산조례 의결 당시 재적의원 18명중 찬성 10명, 반대 6명, 기권 2명이어서 조례폐기안 제출은 물론 의결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광주지역 시민환경단체들도 지방자치법 제15조에 규정돼있는 조례폐기 청구를 위해 광주지역 유권자 1%(1만여명) 이상 목표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또 발의 및 찬성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시킨다는 방안도 세워놓고 있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를 비롯한 ‘무등산개발조례 제정반대 시민회의’는 “무등산의 무분별한 훼손과 관광개발을 전제로 한 무등산조례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며 “무기명 투표를 통한 의결은 사회적 정당성을 얻지 못할 것이고 조례안에 찬성한 시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시민회의는 지난 7월 2만5천693명이 참여한 ‘무등산조례 제정반대 서명부’를 광주시의회에 제출한바 있어 조례폐기 청구 요건을 확보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지난 13일 제 180회 1차정례회 2차본회의에서 무등산조례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찬성 10, 반대 6, 기권 2로 가결했으며 광주시의회가 5일 이내 광주시로 이송하면 20일 이내에 공포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장이 재의요구를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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