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의 폐어선처리 무자격업자가 폐어선을 빼돌려 이를 되파는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봉이 김선달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본보 8일자 1면). 전남도와 고흥군이 연근해 어업 구조조정 어선 감척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업자가 보상이 마무리된 해체대상 선박을 해체하지 않고 불법으로 되팔았다는 것이다. 서류상 해체된 것으로 꾸미고 폐어선은 신안군에 거주하는 어민에게 팔아 3천500만원을 받는 등 완도, 경북 영덕 등지에도 판매해 왔다고 어민들과 조선업 관계자들은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소 한 관계자는 “이같은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1차 어선 구조조정 당시에는 이웃하고 있는 조선소에서 노골적으로 쓸만한 배는 빼돌려 왔다”며 “감독을 제대로 안했던지, 아니면 묵인했던지, 한 것이라며 허름한 배를 갖다가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업자는 꿩먹고 알먹고 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불법이 활개를 쳤다고 봐야 함이 옳다. 돈 벌기도 참 쉽게 보인다. 이는 전적으로 관리감독 당국의 허술한 관리체계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아니면 조선소 관계자의 말처럼 당국이 알고도 묵인했던지 둘 중 하나다. 알고도 묵인했다면 직무유기다. 이 뿐만 아니라 나대지에서 폐어선을 처리하면서 유리섬유 등이 환경오염이 예상되는 데도 고흥군 수산담당자는 “비산먼지가 나지않아 나대지에서 해도 괜찮다”며 업자를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현 주소다.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수산행정의 비리가 공공연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전남은 지리적 특성상 수산업이 발달돼 그 경제적 영향이 크다. 그만큼 부정한 방법도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계산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남도 전체의 어선 감축 상황도 문제가 없었는지 짚어봐야 한다. 비단 고흥 뿐만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류 중심의 처리 체계에 있다. 현장 관리는 인력부족 등 갖가지 이유로 역부족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방법을 찾는다면 얼마든지 있다. 노력도 하지 않고 핑계만 대는 사이 부당한 이득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관계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며 만약 불법이 있다면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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