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막걸리를 마시고 노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사건을 수사중인 전남 순천경찰서 관계자들이 6일 오후 순천 황전면 사건발생 장소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원안사진은 문제의 막걸리병.
독극물이 든 막걸리를 누군가 시골집 마당에 가져다 놓아 이를 마신 희망근로자 1명이 숨지고 2명은 위독한 상태이며 다른 1명은 치료를 받는 등 농촌노인 4명이 피해를 입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전남경찰청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순천시 황전면 한 천변에서 최모씨(59·여) 등 희망근로 참가자 4명이 막걸리 2병을 나눠 먹었다.
최씨 등 희망근로자 4명은 ‘막걸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색깔도 다르다’고 말한 뒤 곧바로 구토를 시작했다.
최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례 모 병원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 숨졌고 장모씨(74·여)와 정모씨(68·여) 등 2명은 구례 모 병원에서 순천 모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등 위독상태이다.
또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막걸리를 내뱉은 이모씨(75·여)도 순천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의식이 있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응급실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씨는 “막걸리 2병 가운데 첫 번째를 따는 순간 노란색 액체가 보였고 냄새도 이상했다”며 “두번째 막걸리는 이상이 없었고 피해자 4명 모두 막걸리를 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등은 이날 다른 희망근로자 30여명과 함께 이날 오전 8시부터 제초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농촌 마을 주민들로 어려운 경제여건 등으로 희망근로에 참가한 최씨 등은 무더위에 일을 하다 목을 축이기 위해 막걸리를 막 마시는 순간 구토를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최씨 등이 마신 막걸리 2병은 이날 오전 5시께 최씨의 집 마당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것으로 최씨가 희망근로현장에 나오면서 문제의 막걸리를 가지고 와 피해자들과 함께 나눠 마신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한편 전남경찰청과 순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최모씨(59·여)를 숨지게 하고 정모씨(68·여) 등 할머니 3명을 중태에 빠뜨린 문제의 막걸리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됐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청산가리는 청산칼륨·청산칼리라고도 하고 금·은 등의 전기도금·제련·분석시약 등에 사용되고 독성이 매우 강하다.
청산가리는 진한 수용액도 피부를 상하게 해 피부·옷에 묻었을 때는 즉시 따뜻한 비눗물로 잘 씻어내야 하는 등 취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경찰은 문제의 막걸리에서 농약·제초제가 아닌 청산가리가 검출된 점을 감안, 누군가 고의적으로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넣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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