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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찾아 전남으로…광주건설협 ‘엑소더스’ 2009년06월08일(Mon)
올 들어 20여개사 이동·도지회 600개사 돌파…광주 ‘공동화’ 우려
100억 미만 공사 소재지 제한…229억 미만도 공동도급 호재 ‘이유’
　광주 건설업계에 ‘탈(脫) 광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발 호재가 없는 광주를 벗어나 대형 국책사업이 즐비한 전남으로의 엑소더스가 지속되면서 광주 건설업계의 공동화 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8일 대한건설협회 광주·전남 시·도지회에 따르면 올 들어 본사 소재지를 광주에서 전남으로 변경한 업체는 J건설을 비롯해 M, B, U건설 등 모두 2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라 도지회 회원업체수는 2006년 497개사에서 2007년 546개사, 지난해 576개사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5월말 현재 600개를 돌파했다. 1989년 시·도지회 분리 당시 25개사던 것이 20년만에 24배나 증가한 셈이다.

반면 한때 135개 회원사를 거느렸던 광주 건설협회는 해마다 회원사가 줄더니 지난해말 98개사로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이탈현상이 계속되면서 현재 가입 회원사수가 90개사에 그치고 있다.

공사 수주액에 비례하는 회비 규모도 연간 수주액이 2조원대에 이르는 금호산업이 2006년 3월 전남 나주행을 택하면서 급격히 감소해 운영비 조달에도 어려움이 적잖은 실정이다.

광주 건설사들의 전남행이 늘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100억원 미만 발주사업의 경우처럼 본사 소재지에 따라 제한되는 지역제한공사가 많은데다 229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지역의무공동도급제도 대형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전남 건설업계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비롯해 4대강 살리기 사업, 광주·전남 혁신도시, 기업도시, 연륙·연도사업 등 SOC사업에만 최소 3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반면 광주는 대형사업 가뭄현상이 심각한데다 그나마 뭉칫돈이 투입된 아시아문화전당건립사업도 전국사업으로 지역 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그림의 떡’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5국제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하긴 했지만 핵심인프라인 경기장 대부분이 기존시설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U대회 특수’를 기대하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시지회 관계자는 “심각한 일감난에다 건설업의 사향화,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어찌보면 전남행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며 “회비가 줄어 운영난이 가중되면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직원 임금을 동결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4대강 사업이나 혁신도시 등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사업의 경우 지역 제한을 풀고 광주·전남 공동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론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소용돌이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천병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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