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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불임금 없는 설을 기대하며 / 박상주(편집국 부국장) |
2007년02월15일(Th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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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오면 매년 ‘대기업이나 경영실적이 좋은 중견기업들에서 구정 특별상여금을 몇% 지급키로 했다’는 기사가 연례행사처럼 게재되곤 한다.
이처럼 설날 상여금을 받고 귀향이나 차례를 준비하는 행복한 근로자들이 있는가 하면, 상여금은 아예 꿈도 못 꾸고 최저임금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이들에게는 목돈에 해당되는 구정 제수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철야근무를 하는 등 평상시보다 더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근로자들도 많이 있다.
이보다 더 딱한 사람들은 설은 다가오는데 기왕에 근로한 대가인 임금을 받지 못하여 밀린 임금을 받아 달라고 노동청을 방문하는 근로자들이다. 우리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여건이나 근로조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나 체불임금도 무시 못하게 많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는 무려 6천억원이나 된다니 참 한심하다.
이들 체불금액의 대부분은 사업장 폐업으로 인한 체불로서 법적 청산절차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법적절차가 끝나면 다수 근로자들의 체불임금이 청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체불임금이 주로 50인 이하 영세소규모 제조업이나 하도급 건설현장에서 발생되고 있어 조기청산이나 전액청산이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체불임금이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경제 및 소득규모가 확대된 것과도 관련이 있겠으나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가 상승, 달러약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채산성 하락, 중국의 긴축재정으로 인한 수요감소, 미국의 소비증가세 둔화, 자동차와 석유화학업종의 전반적인 침체 및 내수 회복세 지연등으로 이와 직·간접으로 관련되는 한계 기업들이 조업을 단축하거나 휴·폐업, 도산된데 기인한 것으로 보여 진다.
잘 알다시피 임금은 근로자의 가장 핵심적인 근로조건이며 근로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자원이다. 따라서 노동법(근로기준법)은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과 관련하여 사용자에게 직접불, 전액불, 통화불, 정기불 등 4대의무를 부과하고 근로감독관들이 그 이행여부를 지도감독하고 있다.
또한 일정범위의 임금채권 특히,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금에 대해서는 그 어떤 채권보다도 최우선적으로 변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사업주의 지급능력 부족, 경매절차에 따른 적기임금채권 확보의 어려움 등을 감안하여 국가가 우선 근로자들에게 위 금원을 대위 지급하고 나중에 사업주로부터 채권을 회수하는 임금채권보장제도를 통하여 체불근로자들의 생계보장에 힘쓰고 있다.
그 외에도 체불 근로자 보호를 위해 일시적 자금압박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한 사업장의 재직근로자에 대하여 체불임금 범위 내에서 1인당 500만원을 한도로 생계비를 수시 대부해주고 있으며 사업주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도피하는 등 체불임금 청산의지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구속수사등 형사상 책임을 묻는 동시에 민사적 권리구제절차도 지도하고 있다.
또 근로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경우 체불임금 변제일까지 연 20%의 이자를 추가로 지급토록 함으로써 사업주의 체불임금 조기청산을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주는 어떠한 경우라도 종업원 임금만큼은 체불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체불하는 나름대로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금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원천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또한 임금체불의 반복은 종업원 사기를 저하시키고 생산성을 떨어뜨려 결국 한계기업으로 추락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체불임금청산도 법과 제도만으로는 100% 해결하기 어렵다. 체불 없는 따뜻한 설날을 함께 보내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적극적인 체불청산의지와 함께 지역사회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발주처와 원청사는 공사 기성금이나 납품대금을 설 이전에 현금으로 지급하여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 받고 귀향하거나 차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야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선급금 지급등도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사업주가 적극적으로 체불청산에 발 벗고 나서고 우리 지역사회가 각종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대다수 근로자가 따뜻한 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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