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호(號)’ 출범의 결정적 역할을 했던 ‘노풍(盧風) 진원지’ 광주는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에 온 종일 충격에 휩싸였다.
“무차별적 ‘정치 수사’가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만들었다”며 분노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5.18기념재단 윤광장 이사장(67)은 “착잡하고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며 “한국의 비극적인 정치현실이 씻을 수 없는 역사적 불행과 추산할 수 조차 없는 국가이미지 손실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광주전남개혁연대 류동훈 사무국장(38)은 “유구한 역사와 한국정치사에 최대 오점이 될 믿기지 않는 비극”이라며 “국민적 존경속에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퇴임후에는 행복하게 말년을 보낼 수 있는 풍토가 아쉽다”고 척박한 국내 정치현실을 비판했다.
류 국장은 이어 “이번 사건은 노 전 대통령 개인 또는 검찰 수사의 문제를 넘어 한국 정치의 구조적 시스템의 문제”라며 “구의원에서 대통령까지 정치 자금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고비용 구조와 100가지를 잘 해도 1~2가지만 잘못해도 돌팔매질하는 국민 정서도 되짚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등산 탐방길에 비보를 접한 참여자치21 김영집 전 대표는 “도덕성을 최우선시한 강직한 성품의 노 전 대통령이 정권 교체를 위한 동지들의 ‘거사 자금’이 마치 특혜를 노린 추잡한 로비 자금으로 비춰져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된 데 따른 인간적 고뇌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길을 택한 것 같다”고 비통해 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모든 것을 안고가겠다’는 심정으로 역사앞에 몸을 내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광주·전남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일꾼(회장)을 지낸 주국전씨(49·광주 문성중 교사)는 “참통함과 비통함에 할 말을 잃었다”며 “옛 노사모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후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직장인과 시민, 대학생들도 이날 삼삼오오 모여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나누며 충격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원 정모씨(39)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믿기지 않은 소식에 귀를 의심했다”며 “엄청난 충격에 오전 내내 일손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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