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에 취임 이후 100일을 맞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 기업구조조정과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우리경제의 체질개선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장관은 19일 지난 석 달여 동안의 성과를 되짚고 향후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수기반을 확충하고 지식·기술기반형 산업구조로 전환하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해 초 실물경제로 옮겨 붙으면서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우자 구원투수의 전방에 나선 윤 장관은 지난 100일간 경기회복을 위해 쉴새 없이 달려왔다.
▲위기 후 ‘구원투수’로 투입…숨가빴던 100일
윤 장관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경제 전망치 현실화’ 였다.
대내외의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안심해 달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했던 1기 경제팀과 달리 올해 성장률을 3%에서 -2%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취업자 전망은 ‘10만명 이상 증가’에서 ‘20만명 감소’로 설정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숨통을 불어넣기 위해 신용보증을 대폭 확대(18조원)하고 보증기관에 대한 정부출연 규모도 확대했다.
시장의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외화자금을 지속적으로 유치했으며 특히 지난달 30억달러의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국가 신인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환율은 지난 2월 중 1500원을 넘어섰으나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120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또 ‘슈퍼 추경’이라 불리는 28조9천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안도 편성해 이달 본격적으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내년까지 1.5%포인트 성장률 증가와 함께 일자리 39만7천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양도세 중과제도 개선이나 미분양주택에 대한 세제지원 등 세제개편이나 주택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미분양 관련 투자상품을 지원하는 방안, 자동차·조선·해운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 것도 윤 장관 경제팀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전임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경제팀 내 불협화음 문제를 해소,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끄는 데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중기 대출 연체율 ‘예의주시’
그러나 현 경제상황에 대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처가 경기하락을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으나 경기상승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후행지수인 고용 부문 역시 3~4월 연속 20만명 가까운 감소세를 보이면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의 금융기관에 대한 연체율이 작년 말 1.9%에서 올해 들어 3% 안팎을 넘나드는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근 들어 감지된 긍정적 경제지표 뒤에 숨어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좀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장관은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며 “유동성 악화가 오는 대기업들은 주채권은행과 MOU를 통해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완전한 경기회복에 올인
윤 장관은 금융시장의 불안 완화와 일부 실물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 및 내수의 위축, 수출의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회복 가시화를 위한 정책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앞으로의 과제로 제시했다.
기업구조조정 강도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교육·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핵심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우리경제의 체질개선 과제 추진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수기반을 확충하고 지식·기술기반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노력 가속화하는 차원에서 저탄소·녹색성장 전략의 본격적인 실행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련 부처나 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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