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단체 등 갈등 거듭·정치권 무관심…참석자들 크게 줄어
시민들 “도청 문제 등 하루빨리 정리되길”
5.18민주화운동 제29주년 기념식이 한승수 국무총리,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5.18단체 회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옛 전남도청 별관 문제로 5월 단체 등이 갈등을 거듭하고 정치권의 무관심이 이어지면서 제 2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 좌석을 다 채우지 못하는 등 추모열기가 퇴색된 모습을 보였다.
18일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와 경찰 등에 따르면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2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는 2천500석의 좌석이 마련됐다.
하지만 기념식에는 2천명에 못미치는 정치인·5월 단체 관계자·시민 등이 참석했다.
사복경찰 100여명이 기념식장 내에 배치된 것을 감안하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참배를 온 시민들은 ‘예전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뜨거운 추모열기를 보였으나 올해는 너무 조용할 정도로 인원이 적은 것 같다’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또 제 29주년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 정당 대표, 전직 대통령 화환 등이 도착한 가운데 민주당 화환만 빠져 있어 지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 뒤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화환이 놓여있었고 그 옆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김대중 전 대통령, 한승수 국무총리 명의의 10여 개의 화환이 놓였다.
하지만 민주당 대표나 민주당 당직자 명의의 화환은 단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당직자들은 지난 17일 오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화환을 가져왔으나 애도화환의 성격상 한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정치권의 무관심 이외에도 제 2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명박 대통령이 불참한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동안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모두 7차례이었고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이후 처음으로 제 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올해 기념식 불참은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5.18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데다 최근 화물연대 간부 자살 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5.18기념식이 끝나고 나자 5월 단체 관계자들이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 논란을 이유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의 멱살을 잡는 등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를 둘러싼 진통이 계속됐다.
시민 유모씨(37)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 좌석을 절반밖에 채우지 못할 정도로 5월 추모 열기가 퇴색된 것 같다”며 “내년 5.18민중항쟁 30주년을 앞두고 옛 전남도청 갈등 등이 하루 빨리 정리되고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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