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친환경농산물임을 인증하는 인증서가 신청한지 3일 만에 발급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본보 11자 ). 분석의뢰는 나중에 하고 미리 인증서부터 발급한 것이다. 아무 내용도 모르는 신청 농가는 이를 근거로 농작물을 학교급식에 납품했다. 정상적으로 인증이 통과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였다. 십여일 후에 느닷없이 잔류농약이 검출됐으니 인증서 취소를 해야 한다는 농관원의 통보가 왔다.
농가는 기가 막혔다. 농관원의 수시 검사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된 것이다. 이에 농가는 수수료 80여만원을 날렸으며 앞으로 1년 동안 인증신청을 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엉터리 인증기관이 적발돼 검찰에서 대대적인 조사를 받았다. 심사를 하지 않고 인증서를 발급한 것은 물론, 분석 비용을 부풀리거나 출장비용이 허위로 청구되는 등의 이유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지 수 개월 만에 동일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관리감독기관의 감시체계에 헛점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엉터리 인증업체의 배짱 좋은 인증서 발급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전한 먹거리는 뒷전인 셈이다.
피해자인 전남 순천의 호박 비닐하우스 농가 강모씨는 “애초에 불합격으로 인증서가 발급되지 않았으면 억울함이 덜할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행 규정으로는 이런 피해사례에 대한 보상 규정도 없어 억울함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인증업체들의 난립에 과열경쟁으로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농가에서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증업체를 지정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선량한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제도적 수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농도 전남의 친환경 작목이 전국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이러한 경솔한 행위는 반드시 큰 징계로 대응해야 한다.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치는 경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해 농가 발생시 피해 보상의 길도 반드시 만들어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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