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횡단보도 없는 좁은 골목길을 건널 때에도 왼팔을 번쩍 들고 건넌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팔을 든다는 것은 길을 건너는 아이와 운전하는 사람간의 암묵적인 약속이었고, 특히나 순수한 어린이들은 자기가 손을 들면 당연히 차가 멈출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운전하면서 느낀 것은 손을 들고 건너는 아이들을 보기가 힘들어 졌다는 것이다. 물론 신호등이 많아졌고, 특히 아이들이 많은 학교 앞은 자율방범대원들이 나와서 신호를 주거나 녹색어머니들이 통제를 해주고 있어서 손을 들고 건널 일이 많이 줄어든 탓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초등학교 인근에 어린이 보호구역을 정해놓고 차량통행 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나마 학교 앞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 사고발생이 적은 편이라 안심은 되지만, 다른 곳의 경우 어린이나 노약자의 안전을 보장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운전자들은 운전을 하다가 어린이·보행자 보호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보이면, 제반 법규를 준수하여 어린이와 보행자들이 마음놓고 거닐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겠다.
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는 순간 보행자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이것은 다른사람이 아닌 자신을 보호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작은 일 하나하나가 모여 믿음직하고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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