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부상자회 “결자해지 차원서 천막농성 해산시키겠다” 주장
유족회·부상자회, 구체적인 대응방침 논의…기념행사 ‘찬물’
5월 3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를 찬성하고 있는 5.18구속부상자회가 철거를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족회와 부상자회 농성장을 물리적으로 해산시키겠다고 공식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속부상자회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옛 도청 별관 문제로 사회단체와 시민들 사이에 분열과 갈등의 폭이 깊어지는 것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날 천막농성을 해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속부상자회는 “지난해부터 다른 5월단체와 함께 도청 보존을 위한 천막농성에 돌입했지만 시민들로부터 문화전당 조성사업을 5.18단체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듣고 철수를 결정했었다”며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철거를 찬성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데다, 5.18행사마저 차질을 빚는 모습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만약 공권력이 투입돼 천막농성을 강제 해산하게 되면 그 결과를 지켜보는 광주시민들은 자괴감에 빠질 것이다”며 “강제해산 결정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서 29주년 5.18기념행사를 평화롭게 진행하고자 하는 뜻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들은 유족회와 부상자회는 구속부상자회의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회와 부상자회는 회원들을 천막농성장인 옛 도청 별관으로 소집해 구체적인 대응방침을 논의하는 한편 이번 충돌이 5월단체 헤게모니 다툼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족회와 부상자회는 구속부상자회의 방침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5.18기념행사가 시작돼 시민사회 각계가 도청 별관 해법을 위한 중지를 자연스럽게 모아갈수 있는데도 오히려 구속부상자회가 물리적 충돌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족회와 부상자회는 지난 2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별관 철거를 합의한 구속부상자회가 이권과 관련된 이면합의를 했을 가능성도 주장하고 있다.
유족회 한 관계자는 “구속부상자회가 추진단과 합의하기 전 5월 3단체 간부 회의에서 이면합의 내용을 언급했다”며 “당시 유족회는 합의할 거면 이면합의 없이 깨끗히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내홍에 휩싸여 왔던 5월단체가 5.18기념행사를 일주일여 앞두고 물리적 충돌 양상으로 치닫자 이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광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국화를 넘어 세계적인 평화행사로 치러져야 할 기념행사를 목전에 두고 광주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민주열사들의 희생정신과 대동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겨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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