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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 지원법 제정 시각차 커 ‘난항’ |
2009년04월21일(Tue) |
문화부, 공공성 미흡·과도한 국가부담 등 ‘부정적 입장’
전남도 “국가 이익·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 반박 |
내년 전남 영암에서 열릴 예정인 ‘2010 F1(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F1 지원법 제정이 정부와 전남도 등의 시각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이대로 4월 임시국회를 넘어 F1지원법 제정이 물 건너간다면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PF)과 맞물려 내년 10월 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지면서 첫 대회 개최권료 36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추락 등 망신을 살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남도는 정부가 난색을 표시하며 제시하고 있는 부정적 견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지원법안에 대해 정부의견’이란 자료와 함께 20일 열린 국회 국제경기지원특위 법안심사소위에서 F1대회의 공공성 미흡과 과도한 국가부담 등을 이유로 지원법 제정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고, 전남도는 이에 대한 반박에 나서고 있다.
◇F1대회 공공성
문화부가 F1대회에 대해 “공공성이 미흡해 다른 국제행사에 준하는 정부지원 필요성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F1대회는 상업성이 강하고 국가 대항전이 아닌 자동차기업 팀별 대항전 등 올림픽과 같은 국가 주도의 공공성을 갖고 있는 대회로 보기어렵다는 논리다.
특히 F1지원법은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전남도가 유치한 대회 운영기업에 대해 특혜소지 논란이 있고, 법제정에 대한 범정부적인 차원의 공감대도 미흡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도 입장은 단호하다.
전남도는 “F1대회는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로 국가브랜드 가치제고, 지역개발효과 등 막대한 국가이익을 유발하는 국제행사”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개최국당 평균 관람객 20만명, 관광수입 1천~2천억원, 고용창출 3천명 이상은 물론 세계 200여개국 6억명이 TV로 시청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특히 F1의 세계적 추세는 이미 정부가 지원하는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바레인, 호주 등이 정부가 직업 운영하고 있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 터키, 헝가리, 캐나다, 싱가폴 등이 민관합작, 영국과 일본 등 2개국만이 순수민간이 운영한다는 것.
대회의 상업적 성격에 대해서도 전남도는 “상업적 성격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올림픽과 월드컵도 갈수록 상업화 추세에 있어 국제대회의 상업성은 상대적 개념에 지나지 않다”면서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계열 행사도 다양한 명목으로 출연, 기부, 적자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F1대회 사업 타당성
문화부는 “F1대회는 과다한 초기 투자와 부족한 수익성을 부담할 수 있는 대회 운영주체의 장기적인 사업추진 의지와 재정적인 능력이 관건이다”면서 2010년 영암 대회의 낮은 사업 타당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전남도와 대회운영기업 KAVO의 재정상황, 개최예정지의 취약한 접근성과 숙박 등 여건, 낮은 국내 모터스포츠 저변 등을 고려할 때 사업 타당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민자유치가 답보상태이고, 경주장 건설 등 재원대책 미흡, 호주의 경우 2008년 대회 2천700만불 적자로 반대여론이 비등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에대해 전남도는 “F1팬의 충성도, 3-DAYS 티켓구매, 장거리 이동·체류문화 등 이동거리에 따른 제약이 크지 않고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협소한 경우에는 더욱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F1대회 관광의 특성상 대도시권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관광객 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프랑스는 파리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의 마니꾸르를 낙후지역 개발차원에서, 독일은 쾰른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의 뉘르브르그, 영국은 런던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의 실버스톤에서 각각 F1대회를 치르고 있어 접근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밖에 F1대회의 시장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것이 추세로, 고정 마니아 팬을 확보해 모터스포츠 후진국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호주의 경우 적자에도 불구 홍보 및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에 멜버른과 시드니가 치열할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남도가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가 행·재정적 부담
문화부는 또 과도한 국가 행·재정적 부담을 부정적 견해의 하나로 꼽고 있다.
문화부는 “지원법안은 정부지원사항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어 법 제정시 전남도 국고지원 요청액 급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남도가 F1대회 개최예산 7천330억원 중 5천70억원을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민자유치 어려움에 따라 정부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대회운영기업인 KAVO부실 발생시 전남도-KAVO간 계약조건상 불량채권 인수가 우려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KAV0가 F1을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없다고 명백하게 인정되는 경우 도가 민간사업자인 MBH사 소유의 KAVO주식을 액면가로 매입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갖는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에대해 전남도는 “올림픽이 국비 6천52억원, 월드컵 7천164억원(추정)이 투입된 선례로 볼때 7년동안 국비 1천130억원이 투입되는 것을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F1대회는 민간자본의 참여가 가능해 경주장 사후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가재정부담이 완화된 저비용 고효율 구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도는 “전남도가 이미 KAVO의 44% 지분을 갖는 최대 주주이므로 수익구조 악화시 전남도의 추가부담은 있지만 국가의 추가부담은 없다”면서 “불량채권 인수 주장도 도가 MBH에 대한 통제력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예비적으로 갖는 선택권일뿐 인수의미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향후 전망
전날 열린 국회 경기특위 법안 심사소위는 정부와 전남도, 국회의원간 이같은 시각차로 인해 21일 예정된 법안 소위가 연기됐으며 여·야 간사 합의로 일정을 잡기로 했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이같은 쟁점사항이 평행선을 그을 경우 이번 임시국회내 법안 처리는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특위 활동기한인 6월까지도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지원법 제정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설령, 쟁점사항에 대해 여·여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핵심인 국고지원 등의 조항을 삭제할 경우 알맹이 없는 지원법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지원법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경주장 건설비용을 마련을 위한 PF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 현재 외상공사로 진행되고 있는 경주장 건설의 완공도 불투명해 결국 2010년 대회 자체를 치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되면 첫 해 개최권료 360억원을 그냥 FIA측에 물게되고, 국제적으로 약속한 대회를 치르지 못함으로써 대한미국의 대외 신용도 추락 등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양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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