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족회와 5.18 부상자회원 50여명이 16일 오후 이사회가 열리는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회의실을 점거하고 10대 이사장 선출안 상정을 저지하고 있다.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 문제로 촉발된 5.18 단체와 5.18기념재단의 갈등으로 기념재단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3번째 무산됐다.
5.18 유족회와 5.18 부상자회원 50여명은 16일 오후 이사회가 열리는 5.18기념재단 회의실을 점거하고 10대 이사장 선출안 상정을 막았다.
이사 13명으로 구성된 5.18기념재단 이사회에는 9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윤광장 현 이사장과, 김범태 전 조선대총동창회 사무총장을 이사장 후보로 상정하고, 선출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이들 단체의 항의를 받고 이사회를 연기했다.
5.18 단체는 “재단이 옛 도청 별관 철거를 사전에 합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다, 별관 철거문제가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장의 후보 상정을 두고볼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기념재단은 5.18 단체 대표들과 합의를 통해 이사회를 연기하되 20일 단체 대표와 기념재단 이사진이 만나 도청 별관 철거 사전합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를 단체로부터 전달 받고 이사회를 소집, 이를 안건으로 상정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5.18 단체가 제출할 자료는 기념재단이 도청 별관 철거를 사전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으로, 이사회는 이런 내용이 명시돼 있거나 인정된다면 기념재단과 이사회 차원에서의 공식사과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사장 선출이 또 미뤄지면서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5.18민중항쟁 29주년 행사준비가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기념재단은 해마다 5.18이 돌아오면 광주인권상과 국제평화캠프 등의 기념행사를 치러왔지만, 이사장 부재사태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차명석 5.18 기념재단 이사회 의장은 “5.18기념재단의 업무 차질을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다음주 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통해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합의를 도출해 조속히 이사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념재단은 윤 이사장의 임기가 지난해 12월 31일까지로 만료됨에 따라 이사장 후보를 공모하고 지난 1월 6일과 2월 16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려 했지만 5.18 단체들의 반발로 3개월 넘게 이사장 공백사태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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