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자치단체가 단체장의 일탈과 비리로 얼룩지면서 유권자인 지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9일 광주·전남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거나 재판에 계류중인 기초단체장은 박연수 진도군수를 비롯해 이정섭 담양군수, 조형래 곡성군수 등 모두 4~5명에 이르고 있다.
선거법 위반이나 각종 부정부패로 중도하차한 지자체장까지 합하면 10명을 넘어선다. 전남지역 전체 지자체장의 절반 가량이 ‘부패 고리’에 연루된 셈이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이날 관급공사 및 직원인사 청탁과 함께 업자와 직원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박연수 진도군수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군수는 지난 2006년 8월 군수 관사에서 전시물테마파크 전문업체 대표 문모씨(52·구속)로부터 ‘(진도군이 발주한) 홍주체험관 등 전시물 설치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3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검찰은 또 박 군수가 공사 이외에도 지난 2007년 12월 직원채용 과정에서 1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섭 담양군수는 지난해 공무원 인사와 관급공사 계약 과정에서 6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5천5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군수는 승진과 관련해 부하 직원 3명으로부터 2천500만원, 공사자재 납품편의 대가로 2천만원, 임시직 공무원 채용 관련 1천만원, 불법정치자금 1천만원을 각각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조형래 곡성군수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조 군수는 자신이 대표이사를 지낸 영농법인의 회의록을 조작해 법인명의 건물을 임의매각한 뒤 매각 대금을 빚을 갚는 데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남지역 모 군수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돼 검찰수사가 진행중이며, 또 다른 군수는 인사와 공사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포착돼 검·경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임기 도중 옷을 벗은 단체장도 적잖다. 강종만 전 영광군수는 2006년 영광군 하수종말처리장 설비공사 업체로 선정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차례에 걸쳐 건설업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군수직을 박탈당했다.
박희연 전 해남군수도 인사청탁을 받고 부하 직원들로부터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가 인정돼 불명예 사퇴했다.
광주·전남에서 민선 4기 5.31선거 이후 각종 위법사실이 드러나 직을 상실하거나 중도사퇴한 지자체장은 이밖에도 고길호 신안군수를 비롯, 전형준 화순군수, 김인규 장흥군수, 유두석 장성군수 등 모두 6명에 이른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선4기의 경우 단체장 사퇴와 재·보선을 둘러싸고 행정이 파행을 빚고 민심이 흉흉한 곳이 유난히 많았다”며 “재·보선이 잇따르면서 풀뿌리 지방자치의 당초 취지는 온데간데 없이 주민들에게 짐만 되는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