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아쉽지만 우승 못지않은 값진 준우승을 거둔 한국 야구가 지난 25일 국제야구연맹(IBAF)이 발표한 세계랭킹 2위에 등극하였다.
한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세계랭킹 3위에 올랐지만 WBC 결과를 반영한 순위에서 점수를 추가해 미국을 제치고 당당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는 핏덩이를 내뱉으며 투혼을 불사른 김인식 감독과 각자의 위치에서 혼신을 다한 모든 선수들이 함께 이룬 쾌거라고 할 수 있다.
WBC에서 경이로운 이력을 쓴 우리 대표팀은 준결승 진출에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8점차로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갔으나 아깝게 분패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로써 지난 2006년 1회 대회이후 이날 결승에서 또 다시 일본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보여준 야구강국을 재입증했다. 기술야구에 앞선 일본에게 비록 패하긴 했지만 우리 야구대표팀 전원의 선전과 김인식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시아지역 예선전 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4강 진출을 목표로 뛰었다. 그러나 대회가 시작되면서 예상은 좋은 쪽으로 빗나갔다. 아시아 강자 일본을 따돌리고 아시아지역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본선에서도 멕시코와 일본을 차례로 꺾고 4강에 무사히 안착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우승후보 중 가장 배고픈 팀이였다. 태극전사들의 연봉 총액은 미국이나 일본, 베네수엘라의 간판선수 1명의 몸값과 비교될 만큼 시원찮다. 하지만 대표팀은 돈으로도 매길 수 없는 진정한 값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홈런 3방으로 뉴욕 메츠에서 해마다 168억원을 버는 좌투수 올리버 페레스(멕시코)의 코를 납작하게 눌렀다. 또 대표팀 연봉 총액과 비슷한 금액을 받은 베네수엘라 선발 투수 카를로스 실바(시애틀)의 직구를 솜볼처럼 약하게 만들었다.
혼신의 역투와 몸을 아끼지 않는 불굴의 투지로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실력을 잠재운 한국 야구, 고개를 숙인 채 들 줄 모르는 경제로 낮은 숨을 쉬고 있는 온 국민들은 많은 위로를 받았다. 우리나라 경제가 야구를 닮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선수들이 믿음으로 따르는 김인식호 처럼 우뚝 섰으면 한다.
신뢰받는 선장, 성실한 선원들로 채워진 배는 결코 항로를 이탈하지 않는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서로를 곧추세울 때 원하는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그것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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