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조선사 1차 구조조정에서 퇴출기업으로 분류됐던 전남 목포 C&중공업이 파산선고 절차를 밟게 됐다.
광주지법은 23일 “C&중공업(대표이사 임갑표)의 채권회사 가운데 한 곳인 한국허치슨터미널(주)(대표이사 최원종)가 지난 20일 채무자인 C&중공업을 상대로 법원에 파산선고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국허치슨터미널측은 파산신청서를 통해 “채무자의 총자산은 4천473억원에 불과한 반면 총부채가 5천285억원에 달해 채무초과 상태일 뿐 아니라 채무자가 C&중공업 계열사에게 지급보증한 채무액이 1천266억원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C&그룹 주요 계열사가 이미 영업을 중단하고 있어 채무자의 보증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채무자가 이미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있고 ▲미지급 상거래 채무가 730억원에 달한 점 ▲은행연합회에서 채무자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점 ▲주채권자인 메리츠화재가 채무자의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운 점 등도 신청 사유로 제시했다.
허치슨터미널측은 “채무자에게 파산 원인이 있으므로, 채무자에 대한 파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광주지법 제10민사부(부장판사 이한주)는 조만간 채무자 심문기일을 열어 채무자의 대표이사를 심문한 다음 조속히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C&중공업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중공업 핵심 관계자는 “해외매각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파산신청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라며 “사실 여부를 파악한 뒤 향후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신청서를 낸 채권자측이 후순위 채권자인데다 주채권자를 중심으로 해외 매각이 한창 진행중인 점, 파산선고 인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최소한 한달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질 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편 퇴출이 결정된 C&중공업의 주채권단은 자체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제3자 매각을 진행중이며, 구 경영진이 퇴진해야 하는 법정관리와 달리 제3자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기업 자체는 유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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