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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청별관 문제 ‘5월 단체간 갈등 우려’ |
2009년02월17일(Tue) |
구속부상자회, 박주선 의원 등과 전당공사 재개 합의
유족회·부상자회 “보존”…‘제2의 천막농성’에 돌입 |
일부 5월단체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 재개에 독단적으로 합의하면서 반대 측 5월단체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 논란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5월단체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공대위 소속 5.18구속부상자회는 17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추진단과 민주당 박주선 의원과 함께 전당 건립공사 재개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속부상자회 소속 회원 100여명과 이병훈 추진단장, 민주당 박주선 의원, 최협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박 의원의 합의문 발표와 최 위원장 환영사, 이 단장 유감 발표, 구속부상자회 회견문 낭독, 합의문 서명 순으로 이어졌다.
이어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5월영령들에게 별관 철거에 따른 유감의 재배를 올렸다.
합의문에 따라 공대위는 이날부터 천막농성을 해제하는 한편, 공대위와 추진단 모두 공사 지연에 따른 유감을 표명했다.
또 추진단은 광주에 설치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상징 조형물과 전당 내 민주평화교류원 사업에 5.18단체를 포함한 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이와 함께 5.18 30주년 행사에 추진단이 속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상무관 건물을 원형 보존토록 한다.
구속부상자회는 회견문을 통해 “8개월 가량 농성을 이어왔지만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데다 광주시민을 위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며 “공대위 내부 이견으로 더이상 투쟁의 명분을 잃은 만큼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진단 이병훈 단장은 “구속부상자회가 철거 수용으로 용단을 내린 것은 5.18정신을 계승하고 광주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유족회와 부상자회도 추진단의 참 뜻을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전당 공사는 이날부터 사실상 재개됐다. 이 단장은 “당장 별관을 철거하지는 않지만 시공사 측이 공사 재개에 필요한 자재 구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유족회와 부상자회가 도청별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별관 보존 뜻을 밝힌데 이어 ‘제2의 천막농성’에 돌입해 전당 공사 재개에 상당한 진통과 함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유족회 등은 “별관은 5월항쟁 당시 죽음을 앞에 둔 공포 속에서도 우리의 아들 14명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 곳이다”며 “도청 별관을 보존하려는 것은 자식들을 기억하기 위함이 아니라 똑같은 비극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유족회와 부상자회는 “구속부상자회와 추진단의 합의문 작성은 오늘 오전에야 알았다”며 “발표된 합의문은 지난 6일 3단체장이 이미 거부했던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유족회 등은 “별관이 보존돼야 하는 당위성이 담긴 광고문을 조만간 언론 등에 게재하는 한편 25일께 시민단체, 추진단, 언론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도청보존에 대한 상반된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5월단체 내부의 감정대립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족회 등은 “대승적 결단이라고 밝힌 구속부상자회의 입장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한통속이 된 구속부상자회와 추진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합의문 발표 기자회견장에는 유태명 광주 동구청과 동구청 직원,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등 수십명이 나와 전당 공사 재개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하헌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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