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 신뢰성 문제 제기
학교·지역간 서열화로 무한경쟁 시작 ‘우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업성취도 평가 발표 이후 일선 학교를 비롯한 교육계에는 심각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번 평가 결과를 과연 어디까지 믿을수 있느냐는 신뢰성 문제 제기와 함께 학교간·지역간 서열화에 따른 무한경쟁이 시작됐다며 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광주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지역별 격차’로 나타난 ‘2008 학업성취도 평가’는 시험방식의 시행착오로 객관성을 담보할수 없다는 일부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평가 당시 ‘서열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모든 학교가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서열화 평가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험을 치르지 않았는가 하면 부득이 시험을 치르더라도 다분히 형식에 그친 사례도 많았다.
교과부 또는 시·도 교육청 주관이 아닌 일선 학교 주관으로 시험이 치러지면서 공정한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고사관리는 물론, 시험감독과 채점까지 해당 학교 교사가 맡은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평가가 이뤄졌겠느냐는 의문이다.
일부 학생들도 평가방식에 대한 반발로 아예 답을 쓰지 않거나 무성의하게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교조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번 발표에서 지역별 편차나 동일 지역내 평가결과가 들쭉날쭉 나온 것도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취도 평가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교과부나 시·도교육청이 주관해서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게를 얻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국가가 철저히 관리하거나 시·도교육청에 위임하는 등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일선 학교에도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등의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 평가발표 이후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서열화에 따른 무한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전남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 꼴찌’로 낙인찍힌데 대해 큰 충격을 나타냈으며 지역교육청별 평가결과를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평가결과가 지역 교육청별로 나오다보니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방식의 후속조치 마련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전교조 등 광주전남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교육연대는 “성취도 평가가 발표된 날은 교사간의 신뢰, 학생간의 우정이 빼앗긴 날이고 끝모를 무한 경쟁이 시작된 날이다”며 “벌써부터 일부 교육청은 방과후 학교를 강화하겠다느니, 선행학습을 하겠다느니 요란을 떠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연대는 “앞으로 학교정보공개와 맞물려 공교육이 붕괴되고 사교육이 더욱 확대 조장될 것이다”며 “고등학교의 입시경쟁교육이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확대되고 학생과 학교의 서열화나 교육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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